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출구전략 후폭풍 - 금값 및 원자재 값 폭락



 향후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이긴 하지만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지난 6월 FOMC 에서 양적 완화의 출구전략을 시사한 이후 '버냉키 쇼크'라고 불리는 금융 시장의 변동 상태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100190360026 참조)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연준) 가 양적 완화를 중단하게 될 경우 여러가지 변화가 예상되는 데 그 중 하나는 바로 금값과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는 압력을 받게 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국제 금값은 온스당 1300 원선도 무너져 지난 6월 21일 온스당 1291.6 달러선까지 하락했습니다. 지난 4월 폭락장을 연출하며 온스당 1500 달러 선이 무너진 이후 한동안 다시 반등과 하락을 거듭했던 국제 금값은 길게 보면 2011 년 9월 5일 1900 달러에서 고점을 찍은 후 점차 하락세로 반전해서 1300 달러선 밑으로 떨어진 셈입니다. 1300 달러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0 년 9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일입니다.



(COMEX 국제 금 시세   Source : NASDAQ)


 올해 (2013 년) 들어 금값이 가파르게 하락하는 이유에 대해서 여러가지 설명들이 나왔는데 대표적인 것은 주요 금 소비국인 중국과 인도의 소비 부진,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인한 안전 자산인 금에 대한 인기 하락 등이었습니다. 온스당 1300 달러 선에 이르러서는 저가 매수를 노린 매수세가 있기도 했고 한국에서는 과세 회피용으로 금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어 잠시 금이 인기를 끈 적이 있지만 버냉키 쇼크 이후에는 한동안 금값은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한데 달러화의 가치가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금의 가치는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달러를 많이 풀어서 달러가 흔해지면 달러 가치는 떨어지겠지만 금은 그만큼 많이 풀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금의 가치는 변동이 덜할 것입니다. 따라서 달러가 많이 풀리는 상황에서는 금의 가치는 오를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이전에는 1000 달러면 살수 있던 금을 양적 완화 이후에는 1100 달러나 1200 달러를 줘야 살 수 있었다는 것이죠. 하지만 다시 달러 공급을 줄인다면 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달러 공급을 줄인다면 미래 금값은 떨어질 것입니다.


 따라서 아직 양적 완화 축소를 한 것도 아니고 그 시기만 언급했을 뿐인데 시장 참가자들이 금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 금을 내다 팔았기 때문에 금값이 다시 폭락한 것입니다. 6월 20일(현지시간) 8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 전자거래에서 전 거래일보다 87.80달러(6.39%) 하락한 온스당 1286.20달러를 기록 선물 기준 6% 이상 내려가는 폭락장을 연출했습니다. 금처럼 가치가 안정되어 있는 상품이 하루만에 이렇게 가치가 떨어진다면 폭락이라고 불러도 문제가 없겠죠. 고점 대비로는 이미 30% 이상 가치가 하락했습니다.


 여기에 앞으로 금리가 올라간다고 가정할 경우 예금이나 채권등과 달리 이자 수입을 기대할 수 없는 금의 경우 그다지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만약 경기가 빨리 호전되는 경우 안전자산으로의 메리트는 더 떨어지게 됩니다. 안전 자산이란 위기 상황에서만 매력적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UBS 나 소시에테제네랄 등 해외 금융 기관들도 향후 금값 전망을 비관적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버냉키 쇼크 이후 금값 이외에 국제 원자재 가격도 하락했는데 그동안 풀린 유동자금이 여기로 유입되어 가격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이제 자금줄을 조인다고 하면 가격은 다시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WTI 7월 인도분의 경우 6월 21일 기준 전날 대비 2.84 달러 하락한 배럴당 95.40 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두바이유와 브렌트유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금과는 달리 원자재의 경우 본격적으로 경기가 회복되는 경우 실제로 수요가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하락세만 탈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힘듭니다. 실제 2013 년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살아난다면 원자재 수요는 증가할 수 밖에 없지만 문제는 얼마나 살아나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현재 중국 경기가 다소 불안한 상태에서 미국은 충분히 회복을 못했고 유럽의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에 섣불리 향후 시세를 말하기 힘든 상태입니다.


 아무튼 수시로 바뀌는 경제 상황을 고려해보면 한가지 자산에 몰빵하는 일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순간 자산의 흐름이 바뀔 수도 있는데 일단 잘못하면 큰 손실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죠. 일정 부분 안전자산을 포함 분산 투자가 답인데 금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 만큼 안전 자산은 아닌 것 같습니다.


 참고          



http://www.fnnews.com/view?ra=Sent0301m_View&corp=fnnews&arcid=201306240100217670012501&cDateYear=2013&cDateMonth=06&cDateDay=23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1&oid=020&aid=0002444648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