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고양이 시장 후보 모리스 - 멕시코 선거 동물 후보 열풍


(모리스의 선거 포스터 중 하나.   Credit : http://www.elcandigato.com/  )


 2013 년 7월 7일 열리는 멕시코 지방 선거에 시장 후보로 나선 고양이 모리스가 멕시코는 물론 세계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14 개 주에 걸처 진행 되는 멕시코 선거에 나선 동물 후보로는 


 모리스 (Morris the Cat) : Xalapa 시장 
 촌 (Chon the Donkey) :  Ciudad Juarez 시장
 티나 (Tina the Chicken) : Tepic 시장
 나야리트 (Maya the Cat) : Puebla 시장
 틴탄 (Tintan the Dog) : Oaxaca 시장


 등이 있으나 이 중 어느 동물도 고양이 모리스 만큼 큰 지지를 받고 선거 운동 캠프가 잘 조직된 후보는 없다고 CBS News 등 외신은 전했습니다. 멕시코의 할라파 (Xalapa) 는 베라크루즈 (Veracruz) 주의 주도로 인구 45 만명 정도의 대학 도시 입니다. 베라크루즈주는 마약 거래의 루트로 이 지역은 이전부터 멕시코 마약 갱단과 부패한 관료, 경찰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고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도 극에 달해 있습니다. 


 이전에도 한번 전해드린 적이 있듯이 같은 베라크루즈 주의 해안 도시인 베라크루즈 (Veracruz) 시의 경우 이 지역을 장악한 제타스 (Zetas) 마약 카르텔과 경찰의 유착 때문에 아예 경찰 병력을 해산 시키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100147076251 참조) 할라파 시 역시 치안이 불안해 지금까지 저널리스트와 사진 작가를 포함 9 명이 피살당하는 등 범죄와 부패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에 Sergio Camacho 씨는 자신이 10개월 전 입양한 고양이 모리스를 인간 대신 후보로 내세웠습니다. "쥐들에게 투표하는 것이 싫증나셨다면 고양이에게 한표를" 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등장한 모리스는 다른 후보를 압도하는 귀여운 외모로 순식간에 소셜 미디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며 매우 잘 조직된 온라인 선거 캠프까지 갖춰 두발달린 경쟁자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사실 모리스 후보는 이미 멕시코 국내는 물론이고 서방 언론들의 보도로 국제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선거 캠프 공식 페이지 :   http://www.elcandigato.com/


 모리스를 선거에 내세운 Camacho 씨는 하루종일 잠만 자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모리스가 시장 후보로 멕시코 정치인들보다 더 적합하다며 선거 출마 이유를 밝혔는데 많은 멕시코 시민들의 공감 (?) 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동물이 후보로 등록한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지 않습니다. 일종의 기성 정치에 대한 항의의 의미라고 할 수 있는데 모리스라는 이름의 고양이가 후보로 등록된 경우는 사실 미국 대선에서도 있었습니다. 1988 년과 1992 년 Morris the Cat (광고 모델로 나왔던 고양이) 이 미 대선 후보로 등록된 일도 있었고 심지어 작은 도시에서는 동물 후보의 실제 당선 사례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가 정치 풍자나 혹은 마을의 마스코트 등의 의미라면 멕시코의 모리스는 분노의 표시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사실 남미 국가에서도 항의의 뜻으로 동물이 실제 후보로  등록해서 선거를 한 사례가 있는데 1988 년 브라질 바나나 당의 침팬치 Tião 의 경우 무려 40 만표에 가까운 득표를 한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이런 무효표가 40 만표 정도) 


 아무리 후보로 등록되었다고 해도 사실 동물에게 던진 표는 그냥 무효표로 처리 되거나 등록이 거부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건 당연하겠죠. 그래서 모리스의 등장에 위기를 느낀 기존의 정치인들은 모리스에게 귀중한 한 표를 낭비하지 말 것을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표를 던져도 역시 낭비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모리스가 돌풍을 일으키는 것이겠죠.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