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풍력 발전기와 새의 충돌을 막는 스마트 시스템



 (The SKARV system detects and tracks incoming birds, and attempts to slow the turbine rotors to let them through unchopped. Credit: SINTEF)

풍력 발전은 태양 에너지와 함께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의 대표 주자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경에 악영향을 전혀 끼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인 문제는 소음 및 시각 공해와 새와의 충돌 입니다. 매년 미국에서만 100만 마리 정도의 새가 풍력 발전기와 충돌해 죽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물론 적지 않은 숫자이지만, 사실 그보다 더 많은 숫자의 새들이 인간 때문에 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력선에 충돌해 죽는 새는 2550만 마리, 건물과 충돌해 죽는 새는 9억 8000만 마리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죽은 새를 보기 어려운 이유는 다양한 동물들의 식사거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양이가 중요한 시체 청소부이자 새의 천적으로 연간 14-37억 마리의 새를 잡아 먹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양이가 접근할 수 있다면 새 둥지에 있는 새끼들은 거의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풍력 발전기와 새의 충돌을 막을 방법이 있다면 새에게도 좋고 풍력 발전기에도 좋을 것입니다. 항공기와 마찬가지로 새와 충돌하면 풍력 발전기의 블레이드에도 좋은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풍력 발전기 제조사들은 풍력 발전기를 점점 더 크게 만들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느리고 덩치가 커서 새가 인식하고 피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유럽의 SINTEF와 노르웨이의 환경 친화적 에너지 연구소 (Norwegian Centre for Environment-friendly Energy Research)의 연구팀은 풍력 발전기의 회전 속도를 조절해서 충돌을 방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SKARV 시스템은 카메라를 이용해 새의 접근을 인지한 후 회전 속도를 조정해 충돌을 방지합니다. 이 경우 터빈을 완전히 멈출 필요가 없기 때문에 풍력 발전기의 운전에도 미미한 영향을 받습니다. 만약 다수의 새떼가 접근해서 이런 방식으로 충돌을 피하기 힘들다면 완전히 정지할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20초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동영상)

물론 SKARV 시스템도 완전할 순 없습니다. 5초 전에 비행 방향을 인지해서 속도를 조정해야 하는데, 새의 비행 방향이 불규칙하거나 회피하려다가 오히려 충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연구팀은 전체 충돌의 80%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기초 연구 단계이지만, 연구팀은 5년 내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제 풍력 발전기에 적용했을 때 정말 기대한 효과가 있을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energy/wind-turbine-bird-death/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