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versity of Rochester researchers successfully transferred a longevity gene from naked mole rats to mice, resulting in improved health and an extension of the mouse's lifespan. Credit: University of Rochester / J. Adam Fenster)
벌거숭이 두더지쥐 (벌거숭이뻐드렁니쥐, Heterocephalus glaber, Naked mole rat)은 매우 독특한 설치류로 이전부터 많은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냥 보기에는 땅속에서만 살아가는 못생긴 두더지 같지만, 비슷한 크기의 설치류보다 수명이 10배나 길고 죽을 때까지 암이 거의 생기지 않는 희안한 특징을 지녀 주요 연구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가장 큰 궁금증은 오래 사는 비결과 암이 생기지 않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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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동안 과학자들은 많은 연구를 통해 이와 관련된 유전자들을 포착했습니다. 로체스터 의대의 베라 고부노바 (Vera Gorbunova, the Doris Johns Cherry Professor of biology and medicine at Rochester)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가운데 하나인 high molecular weight hyaluronic acid (HMW-HA) 유전자를 쥐에 삽입해 수명을 4.4% 정도 (중앙값) 늘렸습니다.
벌거숭이 두더지쥐가 실제로는 다른 설치류의 10배 쯤 산다는 점을 생각하면 4.4%는 많은 수치는 아니지만, 다른 설치류에서도 수명 연장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사람에서도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HMW-HA 유전자는 모든 포유류에서 볼 수 있는 히알루론산 합성 2 유전자 (hyaluronan synthase 2 gene)의 벌거숭이 두더지쥐 버전으로 연구팀은 이 유전자가 자연적인 암과 화학물질로 유도된 암 모두에 내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HMW-HA의 정확한 작용 기전은 모르지만, 아무튼 이 유전자가 삽입된 쥐는 전반적으로 더 오래 살 뿐 아니라 건강을 지속적으로 유지했으며 염증도 덜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장 역시 더 건강했습니다. 연구팀은 아마도 면역 시스템이 기전 중 하나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람에서 유전자를 직접 삽입하지 않고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히알루론산의 분해를 늦추는 약물이나 생성을 촉진하는 약물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만 수명 증가나 암 발생율 감소는 인간처럼 수명이 긴 동물에서는 확인이 어려운 만큼 임상 실험 역시 쉽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과연 인류의 오랜 꿈인 노화를 막는 기술이 이 작은 설치류에 숨어 있을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8-longevity-gene-naked-mole-rats.html
Zhihui Zhang et al, Increased hyaluronan by naked mole-rat Has2 improves healthspan in mice, Nature (2023). DOI: 10.1038/s41586-023-064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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