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308 - 중력이 만든 빛의 마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빛의 경로가 중력에 의해 변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다양한 관측을 통해서 확인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 멀리 떨어진 천체를 관측하는 천문학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중력 렌즈(Gravitational Lens) 효과입니다. 은하나 은하단이 가진 중력 때문에 빛의 경로가 휘게 되면 마치 렌즈 같은 효과를 나타냅니다. 이는 고리 모양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십자가 모양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각각 아인슈타인 링과 아인슈타인 십자가로 불립니다.
 최근 허블 우주 망원경은 거대 질량을 가진 은하단에 의해 형성된 아인슈타인 십자가를 발견했습니다. 이는 멀리 떨어진 초신성이 4개의 이미지로 분리된 것으로 십자가 보다는 앙증맞은 별의 이미지처럼 보입니다. (아래 사진)

(사각형 안쪽에 작은 네개의 점이 중력 렌즈로 인해 나타난 네 개의 초신성 이미지. The many red galaxies in this Hubble Space Telescope image are members of the massive MACS J1149.6+2223 cluster, which strongly bends and magnifies the light of galaxies behind it. A large cluster galaxy (center of the box) has split the magnified light from an exploding background supernova into four yellow images (arrows), which form an Einstein Cross. Credit: Image courtesy of Z. Levay at NASA's Space Telescope Science Institute and ESA. Patrick Kelly and Alex Filippenko at UC Berkeley contributed to the discovery and analysis. ) 
 이를 발견한 캘리포니아 대학의 패트릭 켈리 (UC Berkeley postdoctoral scholar Patrick Kelly)는 글라스(Grism Lens-Amplified Survey from Space (GLASS)) 팀의 일원으로 캘리포니아 대학의 알렉스 필리펜코 교수(Alex Filippenko, UC Berkeley professor of astronomy)와 함께 이 초신성의 이미지를 보고했습니다. 그에 의하면 퀘이사의 경우 아인슈타인 십자가가 많이 확인되었으나 초신성은 이번 발견이 처음이라고 하네요.
  이번에 발견된 초신성은 중력 렌즈 관측의 선구자인 노르웨이의 천문학자  Sjur Refsdal의 이름을 따서 SN Refsdal라고 명명되었습니다. 그리고 렌즈 역할을 한 은하단은 MACS J1149.6+2223이라고 합니다. 각각 적색 편이가 Z=1.5/0.5 인 천체들입니다. 초신성의 위치는 지구에서 대략 93억년 정도입니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사실은 이 중력렌즈 효과가 천문학자들에게 리플레이(replay) 기능을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빛이 굴절되면서 더 먼거리를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연구자들에 의하면 그 시차는 약 10년 정도라고 합니다. 즉 10년전에 발견 못한 초신성의 빛이 중력 렌즈에 의해 휘어지면서 지구에서 관측이 가능해 진다는 것이죠.

(중력 렌즈에 의한 빛의 굴절. The light from the underlying supernova is deflected by the gravity of a large collection of galaxies and an elliptical galaxy, which thus acts like a magnifying glass and amplifies the light from the distant supernova. This special phenomenon, called gravitational lensing effect, works like nature's own giant telescope and the supernova appears 20 times brighter than its normal brightness. Credit: NASA/ESA/GLASS/FrontierSN team)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이 지역에서 관측하지 못한 50개 정도의 초신성이 10년의 시차를 두고 관측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렌즈 덕분에 밝기 역시 증폭되어 본래 밝기의 20배까지 밝아집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초신성이 많이 발견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과학자들에게 매우 멀리 있는 초신성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연구자들은 이 초신성들 가운데 Type Ia 형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아주 멀리 떨어진 은하의 정확한 거리를 측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력 렌즈는 자연이 만드는 신기한 빛의 마술인 동시에 학문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벨 V-280 Valor 시험 비행 성공

( The V-280 Valor flew for the first time at Bell Helicopter's Amarillo Assembly Center in Texas(Credit: Bell Helicopter/YouTube) )  앞서 소개드린 V-280 발러가 첫 번째 비행 테스트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소형화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V-280 발러는  미 육군의 차세대 헬기 사업인 Future Vertical Lift (FVL)에 입찰을 시도하는 틸트로터기로 현재 미 육군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블랙호크 헬기와 비슷한 체급입니다. 다만 틸트로터기인 만큼 최고 속도나 항속 거리면에서 더 유리합니다. 스펙은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115245986  (동영상)   V-280 발러는 틸트로터기의 더 대중화 될 수 있을지를 검증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경우 복잡한 구조로 인해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사실 미국은 몰라도 그 동맹국에 널리 도입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V-280 역시 가격이 아주 저렴할 것 같지는 않지만, 좀 더 합리적인 대안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에서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ell-v-280-valor-maiden-flight/52663/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