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2014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증가하지 않았다 !



 국제 에너지 기구(IEA)의 발표에 의하면 사상 처음으로 경제 성장의 와중에서도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증가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국제 에너지 기구의 추산에 의하면 2014년 인류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현재 인간이 배출하는 가장 중요한 온실 가스 기체) 323억톤으로 여전히 엄청나게 많지만 2013년과 동일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IEA의 수석 경제학자인 파티흐 비롤(IEA chief economist Fatih Birol)는 이를 매우 놀랍고도 반가운 소식이라고 언급하면서 경제 성장과 온실 가스 배출이 사상 처음으로 디커플링(for the first time, greenhouse gas emissions are decoupling from economic growth) 현상을 보였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간단히 말해 이전에도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감소한 적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1973년의 오일 쇼크, 2009년의 경제 위기 등 세계 경제가 후퇴하는 시점에서 화석 연료의 사용량이 감소하면서 나타난 일시적 변화였고, 경제가 성장하는 상황에서는 거의 예외없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2014년에 세계 경제는 3% 정도 성장한 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증가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IEA에 따르면 이는 중국과 OECD 국가들에서 에너지 생산과 소비 패턴이 변한 것이 주된 이유라고 합니다. 즉, 경제가 성장했지만 동시에 인류가 더 에너지 효율적인 방법을 개발하고, 풍력, 수력, 태양에너지 같은 대체 에너지의 비중을 늘린 것이 주된 이유라는 것입니다.

 이미 이와 같은 변화는 우리 주변에서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새로 나오는 자동차들은 점차로 연비가 더 좋아지는 추세입니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보급 역시 빨라져 점차 화석 연료를 더 적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기술 혁신은 셰일 오일 같은 새로운 화석 연료 개발과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화석 연료 소비를 촉진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온실 가스 배출은 줄이고 유가는 더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대중 교통이 발전한 것 역시 인구가 늘고 경제가 발전함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동시에 중국의 경우에도 아직은 석탄 발전의 의존도가 기형적으로 높지만 풍력, 수력, 태양 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급격히 높이고 있습니다. 중국하면 친환경적인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기 때무에 간과하는 부분이지만, 중국은 풍력 발전에 엄청난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1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설비를 도입한 국가가 된 적도 있죠. ( http://jjy0501.blogspot.kr/2012/05/2011.html 참조) 

 2014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정체된 데는 중국의 기여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 IEA의 설명입니다. 분명 중국 경제가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2014년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라는 매우 의미있는 감소량을 보였습니다. 세계 최대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이라는 오명을 씻기에는 아직 모자라지만 엄청난 변화인 점은 분명합니다. 중국 경제가 성장해도 온실 가스 배출은 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기 때문입니다.   


(1980년에서 2012년까지 미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Source: 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Monthly Energy Review ) 

 한편 미국 역시 지난 23년간 7년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감소했습니다. 미국 역시 중국 다음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기 때문에 간과하는 부분이지만, 지난 십수년간 여러 부분에서 에너지 효율을 증가시킴은 물론 대체 에너지 비중을 높여나갔습니다. 

 미국에서 새로 등장하는 자동차들의 연비가 개선되고 전력 역시 석탄에서 가스 비중을 높이고 대체 에너지 비중이 높아지는 등 더 효율적이 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미국의 온실 가스 배출량도 이제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05년과 비교하면 2013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거의 10%나 적습니다.  

 이렇듯 상위 국가들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있고, 유럽 역시 지속적으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배출량을 줄이는데 노력한 결과 신흥국들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더 증가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이는 앞으로 더 기술이 발전하고 국제적인 노력이 모아진다면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온실 가스 규제가 성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IEA의 마리아 판 데르 회벤(Maria van der Hoeven) 사무국장은 매우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데이터이긴 하지만 사실 더 낭비할 시간이 없다고 언급하면서 앞으로 국제적인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유럽 연합은 2030년까지 40% 감축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있고 미국의 경우 2005년을 기준으로 2025년까지 26-28% 까지 감축을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 온실 가스 규제에 미온적이던 중국도 최근에 태도를 바꾸고 있는데, 이는 더 이상 이 문제를 가지고 시간을 끌어서는 안된다는 과학자 사회의 강력한 경고와 더불어 기술혁신으로 인해 경제 성장과 온실 가스 규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수십년간 미국과 유럽 경제가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증가하기는 커녕 오히려 감소했으며, 이제는 2014년의 결과만 놓고 보면 중국도 그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래는 예측하기 힘들지만 지금부터라도 세계 각국이 노력한다면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이를 위한 중요한 협상이 올해 파리에서 있을 예정입니다. 인류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합의가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