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658 - 은하에서 탈출한 거대 질량 블랙홀

 


(This artist's illustration shows a runaway SMBH that was ejected from its host galaxy. As it travels through space it generates a bow shock in front of it, while behind it trails a long stream of stars and gas. Image Credit: NASA, ESA, Leah Hustak (STScI).)

​

​

일반적으로 은하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수백만 배에 달하는 초거대 질량 블랙홀이 존재합니다. 이런 거대 질량 블랙홀은 은하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존재로 은하의 물질 분포와 성장을 조절하는 핵심 엔진입니다.

​

영화 인터스텔라에 나오는 가르강튀아는 거대질량 블랙홀이면서도 주변에서 물질을 흡수하지 않아 강착원반과 제트가 존재하지 않는 형태의 블랙홀로 나옵니다. 앞서 영상에서 이런 블랙홀이 불가능하진 않지만, 우리가 대부분 관측한 블랙홀의 모습은 강력한 제트를 지녀 주변에 행성이 존재할 수 없는 블랙홀이었습니다.

​

​

그런데 이론적으로 거대 질량 블랙홀도 은하 중심에서 탈출할 수 있습니다. 약 3년 전 과학자들은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과 허블 우주 망원경을 이용해서 그 유력한 후보인 RBH-1을 발견했습니다. 투시프 이스람 (Tousif Islam)이 이끄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산타바바라 캠퍼스(UCSB)의 카블리 이론물리학 연구소(KITP)와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avli Institute for Theoretical Physics (KITP), University of California-Santa Barbara (UCSB) and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의 연구팀은 RBH-1의 기원을 분석했습니다.

​

연구팀에 따르면 두 은하가 7천 만 년전 합쳐지면서 두 거대 질량 블랙홀이 가까이 다가갔고, 이때 두 초거대질량 블랙홀(SMBH)이 병합할 때 발생하는 비대칭 중력파의 중력파 반동 (recoil) 최종 블랙홀에 ‘킥(kick)’을 주어 튕겨 나가게 한 것이 이렇게 큰 질량을 지닌 블랙홀이 우주를 초속 1000km의 속도로 떠돌게 된 이유입니다.

​

일반적으로 은하가 합체될 때 은하 중심 블랙홀 역시 강한 중력으로 서로 끌어당기면서 합체해 더 큰 블랙홀이 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경우입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이렇게 하나가 밖으로 튕겨나가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마치 우주 탐사선이 행성에서 플라이바이 하면서 중력을 속도로 바꾸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

연구팀은 법의학 수사처럼 어떤 경우에 이렇게 초거대 질량 블랙홀이 외부로 탈출할 수 있는지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이 활용한 이론 모델은 두 블랙홀이 병합될 때 각 블랙홀의 질량과 스핀이 병합 후 남은 블랙홀의 질량, 스핀, 반동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수백만 가지의 가능한 원시 쌍성 블랙홀 구성을 RBH-1과 비교했습니다.

​

그 결과 질량비가 6:1 미만은 두 개의 초거대 질량 블랙홀이 서로 가까이 다가서던 중 하나를 가속해 튕겨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질량이 큰 블랙홀은 빠르게 회전하고 있었고 충돌 직전 강한 세차 운동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연구팀은 앞으로 발사를 앞둔 낸시 그레이스 로만 우주 망원경이나 다른 강력한 차세대 망원경, 그리고 레이저 간섭계 우주 안테나(LISA)같은 우주 기반 중력파 관측소의 데이터가 모아지면 더 많은 사례들이 발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과연 실제 가르강튀아 같은 블랙홀과 밀러 행성 같은 행성이 존재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

참고

​

​

Tousif Islam et al, Progenitor of the Recoiling Supermassive Black Hole RBH-1 Identified Using HST and JWST Imaging, Physical Review Letters (2026). DOI: 10.1103/fm3n-sy3f. On arXiv: arxiv.org/abs/2601.18986

​

https://phys.org/news/2026-08-runaway-supermassive-black-hole-rbh.html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178Tb/s - 광섬유 통신 신기록 수립

  ( Lidia Galdino, lead researcher on the study. Credit: James Tye / UCL )  현재 가정에 들어오는 초고속 광통신은 10Gb/s 정도가 가장 빠른 편입니다. 그러나 사실 광섬유를 통해서 보낼 수 있는 정보량은 이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 가운데서는 이미 1Tb/s 이상이 속도를 지닌 것들이 많아 미래에는 테라 인터넷 시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가운데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의 리디아 갈디노( Lidia Galdino )가 이끄는 연구팀이 178Tb/s라는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입니다.   광섬유 통신을 위한 주파수는 4.5THz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 개발된 신기술은 9THz 벽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16.8THz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달했습니다. 주파수가 높을 수록 더 많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6.8THz의 주파수로도 178Tb/s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연구팀은  Geometric Shaping (GS) 방식으로 레이저 신호의 페이즈, 밝기, 편광 수준을 조절해 여러 신호가 서로 간섭 없이 전달되게 만들어 이런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항상 그렇듯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광섬유는 장거리 정보 전송이 가능해야 할 뿐 아니라 오류 없이 장시간 작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자꾸 에러가 생기거나 고장난다면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무용지물입니다. 이 단계를 극복하고 경제성까지 갖춰 실용화 되는 경우는 사실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Tb 급 대역폭을 지닌 광통신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테라바이트 급 정보도 순식간에 전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 전화선을 이용한 56K 모뎀에서 지금의 광섬유 기반 초고속 인터넷이 온 것처럼 속도는 계속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감염 위험성이 큰 동물은?

  ( A new genomic study ranks the potential of the SARS-CoV-2 spike protein to bind to the ACE2 receptor site in 410 vertebrate animals. Old World primates and great apes, which have identical amino acids at the binding site as humans, are predicted to have a very high propensity for binding ACE2 and are likely susceptible to SARS-CoV-2 infection. Credit: Matt Verdolivo/UC Davis )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는 사스 및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박쥐를 자연 숙주로 삼는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계통입니다. 따라서 본래 박쥐에 살던 바이러스가 중간 단계를 거쳐 사람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SARS-CoV-2 역시 사람에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종을 넘어 다른 포유류나 조류, 혹은 척추동물에 감염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경로인 ACE2 수용체는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SARS-CoV-2와 ACE2 수용체의 결합 수준은 동물마다 큰 차이가 있어 감염 위험도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UC Davis)의 조안나 다마스 (Joana Damas)와 그 동료들은 410종의 척추동물에서 ACE2 수용체 유전자를 조사해 코로나 19 감염 위험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ACE2 수용체 전체가 아니라 25개의 아미노산 배열이 특히 결합력에 큰 영향을 미쳐 감염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연구 결과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사람과 가까운 침팬치, 고릴라, 보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