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네안데르탈인은 아라비아 반도에도 살았다


 ( Map of study sites and other sites mentioned in the text (Data: (GEBCO Compilation Group, 2019; Jarvis et al., 2008; Olson et al., 2001); produced with ArcMap 10.5 and GIMP 2.10.38). Credit: Quaternary Science Reviews (2026). DOI: 10.1016/j.quascirev.2026.110196)


네안데르탈인은 주로 유라시아 대륙의 추운 지역에 살았고 신체적 특징도 이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 모두 약 10만 년에서 5만 년 전 사이에 서남아시아를 이동했던 흔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빙하기 동안 아라비아는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를 잇는 교차로였습니다.

최근 연구자들은 아라비아 반도에서 네안데르탈인의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이곳에서 네안데르탈인의 뼈가 발견된 적은 없지만, 연구자들은 사우디 아라비아 네푸드 사막의 고대 호수 근처에 있는 제벨 카테페-1(Jebel Katefeh-1, JKF-1) 유적지에서 발견된 도구들이 네안데르탈인의 석기 제작 기법과 유사하다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JKF-1은 연대 측정 범위가 9만 년에서 5만 년 전까지 너무 넓어 지역 인류 역사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 과거 연구에 따르면 네안데르탈인은 약 7만 5천 년에서 5만 년 전에 남쪽으로 레반트와 자그로스 지역까지 확장했으며, 호모 사피엔스 인구의 흔적 또한 해당 지역과 시기에 걸쳐 존재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JKF-1에서 발견된 도구들이 호모 사피엔스의 것인지 네안데르탈인의 것인지 판단하기 위해 연구팀은 도구의 변이가 유물군 연대, 경관 환경, 환경 조건, 유물군 규모, 구성 및 원자재 사용, 유적지 유형 또는 인구 역사에 기인하는지 평가할 수 있는 통계적 검정을 설계했습니다.

우선 연구팀은 10만 년에서 5만 년 전 사이의 아프리카, 아라비아, 레반트 지역에서 발견된 704개의 석기 유물 데이터 세트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JKF-1 유적에서 발견된 석기들과 비교해 호모 사피엔스보다는 네안데르탈인과 관련된 특징들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핵심적인 석기 형태 패턴에 대한 네안데르탈인 추정 확률은 중간값으로 78%였습니다. 호모 사피엔스일 확률이 네안데르탈인보다 높은 유물은 단 네 점뿐이었습니다.

연구팀은 또한 발광 연대 측정법을 이용하여 JKF-1 유적지의 퇴적물에 대한 추가 연대 측정을 실시했습니다. 이 방법은 퇴적물 입자가 마지막으로 햇빛에 노출된 시기를 추정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을 통해 유적지의 연대는 약 6만 년에서 5만 년 전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가 네안데르탈인이 추운 기후에 잘 적응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네안데르탈인이 생각보다 다양한 기후에 적응해 당시 따뜻한 지역까지 진출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생 인류가 높은 지능으로 지구 전지역으로 진출한 것처럼 네안데르탈인 역시 넓은 지역에서 다양한 기후에 적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남쪽으로 내려온 네안데르탈인은 과연 어떻게 됐을까요? 매우 흥미로운 질문인데, 앞으로 이 질문에 답을 줄 수 있는 네안데르탈인이나 현생 인류의 조상의 화석이 발견되기를 기대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6-08-stone-tools-neanderthals-inhabited-arabian.html

James Blinkhorn et al, Neanderthals in the desert? Population history best explains Middle Palaeolithic technological heterogeneity in Arabia, Quaternary Science Reviews (2026). DOI: 10.1016/j.quascirev.2026.110196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