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TV는 바보 상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튜브 쇼츠가 유행하는 지금 시점에 보면 차라리 TV가 더 나아 보이긴 하지만, 아무튼 수동적으로 TV를 장시간 시청할 경우 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건 사실입니다.
USC 도른사이프 문리과대학 생물과학 및 인류학과 데이비드 라이클렌 교수 (David Raichlen, professor of biological sciences and anthropology at the USC Dornsife College of Letters, Arts and Sciences) 연구팀은 중년기 TV 시청 빈도와 노년기 뇌 부피 감소의 연관성을 조사했습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1987년부터 1989년 사이에 동맥경화 위험 연구(ARIC, Atherosclerosis Risk in Communities)에 참여한 평균 연령 53세 성인 약 1,700명의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ARIC는 심혈관 및 뇌 건강을 조사하기 위해 설계된 미국 인구 대상의 장기 연구입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여가 시간에 텔레비전을 얼마나 자주 시청하는지("전혀/거의 시청하지 않음"부터 "매우 자주 시청함"까지의 척도로)와 근무 시간 중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질문했습니다.
그리고 20여 년 후 연구 참가자들은 뇌 MRI를 검사했을 때 TV를 "전혀" 또는 "거의" 보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TV를 "매우 자주" 시청하는 사람들은 뇌 전체에 걸쳐 광범위한 구조적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TV를 자주 시청하는 사람들은 알츠하이머병 초기 징후와 관련된 뇌 영역의 부피가 더 작있습니다. 그리고 시각 처리 및 실행 기능과 관련된 후두엽과 전두엽의 크기도 더 작았습니다. 반면 인지 기능 저하 및 치매와 관련된 뇌 소혈관 질환의 지표인 백질 과밀도 영역이 더 컸습니다. (위험도가 더 높다는 뜻) 참가자들의 신체 활동, 당뇨병, 체질량 지수, 흡연 및 음주와 같은 요인을 통제한 후에도 이 차이는 여전히 존재했습니다.
이 결과는 단순히 TV 시청처럼 앉아서 하는 활동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유형의 앉아서 하는 활동은 이러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는데, 이는 앉아 있는 동안 무엇을 하느냐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예를 들어 업무상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은 실제로 전두엽과 후두엽이 더 크고 백질 과밀도 영역이 더 적어, TV 시청을 위해 앉아 있는 사람들보다 뇌 건강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저자들은 이러한 결과가 앉아서 하는 많은 업무들이 지적으로 자극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으로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 결과는 주관적인 TV 시청 시간을 설문 조사로만 측정했기 때문에 다소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으며 어쩌면 인과성이 반대일 수 있습니다. 즉 다른 사람보다 인지 기능이 빠르게 감소하면서 TV 시청 같은 수동적인 활동에 집중한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수동적으로 보기만 하는 행위의 위험성을 시사하는 연구라 주목됩니다. 사실 TV는 일단 앉아서 봐야 하지만, 유튜브나 쇼츠는 계속 이동하면서 보기 때문에 더 심한 영향을 주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드네요.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6-07-heavy-tv-smaller-brain.html
Natan Feter et al, Associations of distinct sedentary behaviors with cortical, subcortical, and white matter hyperintensity volumes: Evidence from the ARIC study, Alzheimer's & Dementia (2026). DOI: 10.1002/alz.71582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