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가 사바나의 풀 성장 속도 촉진한다.


 (Public domain)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는 온실 효과를 증가시켜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지구 기온의 급격한 상승은 인간을 포함한 지구 생명체 대부분에 재앙이지만,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 자체는 식물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구 여러 지역의 숲에서 이산화탄소 비료 효과가 관찰되고 있습니다.

셰필드 대학교 생명과학부의 킴벌리 심슨 박사 (Dr. Kimberley Simpson, research fellow in the University of Sheffield's School of Biosciences)와 동료들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가 아프리카 사바나의 풀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저널 네이처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가 C4 식물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습니다. C4 식물은 옥수수나 수수 같은 풀을 의미하는데, 이산화탄소를 처음 고정할 때 탄소 4개짜리 화합물인 옥살아세트산을 만드는 식물입니다. 이들은 낮은 이산화탄소 농도에서도 잘 자랍니다.

하지만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면 광합성 효율이 증가하는 것은 C4 식물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에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서 얻는 이점이 없다고 생각했으나 이번 연구는 이런 통념을 뒤집었습니다.

연구팀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을수록 아프리카의 사바나 풀들이 잎을 통한 수분 손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를 통해 물이 부족할 때에도 풀이 광합성을 유지하고 지상부 성장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크루거 국립공원의 533개 지역에서 실시된 70건의 이산화탄소 실험과 32년간의 풀 생산량 기록을 분석했습니다. 데이터 분석 결과 연구팀은 공원 내 잔디 생산량이 1989년과 2021년 사이에 28% 증가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다른 이유에 의한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연구팀은 강우량, 기온, 방목, 산불, 질소 오염, 풀 종류의 변화 등 다른 가능한 원인들을 조사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요인들 중 어느 것도 급격한 증가를 완전히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성장 속도 증가 추세는 같은 기간 동안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 추세와 가장 일관성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잔디 성장량의 상대적 증가는 공원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 실험 결과를 뒷받침했습니다.

사바나는 지구 육지 표면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며 전 세계 식물 생산성의 약 30%에 기여합니다. 풀의 성장이 증가하는 것이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연구자들은 이것이 복잡하고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를 정리하면

화재 위험: 풀이 많아지면 사바나 화재의 연료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야생 동물: 초목 증가로 동물의 먹이가 늘어나면 야생 동물의 분포가 바뀔 수 있습니다.

탄소 저장량: 잔디밭이 넓다고 해서 장기적인 탄소 저장량이 자동으로 증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무와 달리 풀은 많은 양의 탄소를 바이오매스 형태로 저장하지 않습니다. 동물이 먹거나 불에 타버리면 탄소의 상당 부분이 빠르게 대기 중으로 다시 방출됩니다. 따라서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를 억제하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연구팀의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증가로 인한 야생 사바나 초원 생산량 증가는 21세기까지 지속될 수 있습니다. 미래 기온 상승과 강수량 감소는 이러한 효과를 약화시키기는 하지만 완전히 없애지는 못합니다.

또 다른 흥미로운 결과 중 하나는 크루거 국립공원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키가 크고 생산성이 높은 풀 종이 점점 더 우세해졌다는 점입니다. 이는 식물 뿐 아니라 동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외의 결과입니다.

다만 이런 다양한 효과가 결국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 추세를 막을 순 없고 이로 인한 기후 변화도 막을 수 없습니다. 장기적으로 봐서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 추세를 막지 못하면 우리는 더 뜨겁게 불안정한 미래 기후 속에 살아야 할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6-08-carbon-dioxide-supercharging-grass-growth.html

Kimberley J. Simpson et al, Increasing CO2 levels fertilize C4 grass production, Nature (2026). DOI: 10.1038/s41586-026-10935-4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