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5억 3천만 년 전 생물의 발달 과정을 보여주는 희귀한 화석


 (이 도표는 초기 단계의 단순한 알(추정)부터 입 부분이 점차 발달하는 배아 단계를 거쳐, 독특한 고리 무늬를 가진 작고 갓 부화한 '아기'에 이르기까지, 옥타피르기테스 엘롱가투스의 완전한 생애를 보여줍니다. 출처: Jiaxin Peng 외, 초기 캄브리아기 해파리류(자포동물) 옥타피르기테스 엘롱가투스의 배아 발생, 고생물학 (2026). DOI: 10.1111/pala.70076)

​


​

​

해파리 같은 자포동물들은 폴리눌라라는 중간 단계를 거쳐 발생합니다. 하지만 초기부터 그렇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희귀한 화석이 발견됐습니다. 최근 자신 펑(Jiaxin Peng)과 동료 중국 과학자들은 중국 남부에서 오늘날 해파리의 고대 사촌 격인 옥타피르기테스 엘롱가투스(Octapyrgites elongatus)의 가장 오래된 유생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연대는 캄브리아기 초기인 5억 3천만 년 전입니다.

​

연구팀은 중국 후베이성 석회암 층에서 발견된 옥타피르기테스 배아 표본 75개와 새로 발견된 새끼 11마리를 조사했습니다. 그리고 첨단 스캐닝 기술을 사용하여 작은 화석 내부를 파괴하지 않고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그리고 잘 보존된 세 개의 배아에서 입 부분의 뚜렷한 네 개의 홈뿐만 아니라 그 안쪽에 숨겨진 여덟 개의 발달 중인 엽 (lobe)를 발견했습니다. 이는 각 배아가 처음에는 눈에 보이는 네 개의 입 부분을 가지고 있다가 성숙하면서 두 번째 엽이 발달하여 총 여덟 개의 입 부분을 갖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진 참조)

​

이런식으로 엽 (lobe)이 발달하는 것은 현대 자포동물에서 볼 수 있는 특징으로 폴립이 성장하면서 볼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 참조) 하지만 옥타피르기테스는 부유형 메두사 단계까지 진화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초기 자포동물의 생활사가 지금과는 달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


(해파리류의 생활 주기. 1-8 – 플라눌라 유충 부착 및 스키피스토마 단계로의 변태; 9-10 – 스키피스토마 단계의 스트로빌레이션; 11 – 에피라 유충 방출; 12-14 – 에피라 유충이 성체 해파리로 변태

Matthias Jacob Schleiden (1804-1881) - Schleiden MJ "Die Entwicklung der Meduse". 에서: "Das Meer". Verlag und Druck A. Sacco Nachf., 베를린, 1869. NOAA 사진 라이브러리 Schleiden-meduse.jpg)

​

현대 자포 동물과의 차이점에 대한 AI 요약 정리 (그록)

​

1. 현대 자포동물의 전형적인 발생

대부분의 현대 자포동물(특히 해파리류인 메두소조아 Medusozoa)는 간접 발생(indirect development)을 합니다.

  • 수정란 → 배아 → 플라눌라(planula) 유생 형성

  • 플라눌라는 섬모로 덮인 자유 유영(또는 기어다니는) 유생으로, 입과 소화관이 아직 없거나 매우 단순합니다.

  • 주요 기능: 분산(dispersal)과 적합한 기질에 정착.

  • 플라눌라가 바닥에 정착 → 변태(metamorphosis) → 폴립(polyp) 단계로 전환.

  • 이후 폴립에서 출아(budding)나 스트로빌레이션(strobilation) 등을 통해 메두사(해파리) 단계가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세대교번).

안토조아(산호·말미잘 등)도 대부분 플라눌라 유생을 거칩니다. 일부 종(예: Hydra)은 유생 단계가 거의 없거나 매우 축소되어 있지만, 해파리형 자포동물의 기본 생활사는 플라눌라를 포함하는 간접 발생입니다.

​

2. Octapyrgites elongatus(약 5억 3천만 년 전)의 발생

연구에 따르면 이 고대 자포동물은 직접 발생(direct development)을 했습니다.

  • 배아 단계에서 입 주변의 구강엽(oral lobes)이 내부에서 먼저 4개 형성되고, 이어서 그 아래에 또 다른 4개가 생겨 총 8개가 되는 과정을 거칩니다.

  • 이 엽들이 바깥으로 뒤집히듯 이동(adoral migration)하면서 입을 형성합니다.

  • 자유 유영하는 플라눌라 유생 단계가 없음. 배아에서 바로 성체와 형태가 비슷한 작은 ‘새끼’ 형태로 부화합니다.

  • 즉, “미니어처 성체”로 태어나는 방식입니다.

연구진은 이를 “다른 olivooid(올리보이드)처럼 발생이 직접적이었다”고 명시했습니다.

핵심 차이 요약

구분

현대 자포동물 (특히 해파리류)

Octapyrgites elongatus (화석)

발생 방식

주로 간접 발생

직접 발생

유생 단계

플라눌라 유생 존재

플라눌라 없음

부화 형태

유생 → 변태 → 폴립

배아에서 바로 미니어처 성체 형태

분산 전략

유생이 멀리 퍼짐

유생 분산 단계 없음

생활사 복잡도

폴립 ↔ 메두사 세대교번이 흔함

더 단순한 직접 성장

진화적 의미

​

이 차이는 캄브리아기 초기에 자포동물이 아직 현대와 같은 복잡한 생활사(특히 자유 유영 유생 + 변태)를 완전히 확립하지 않았거나, 일부 계통에서는 직접 발생이 더 일반적이었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현대 자포동물에서 플라눌라 유생이 널리 퍼진 것은 나중에 진화한 분산·정착 전략일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연구팀은 매우 작은 화석(평균 길이 약 0.7mm)의 CT 단면을 통해 화석의 내부 구조를 자세히 확인해 이와 같은 결론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일부 발달 단계를 포함하지 않고 있는데다 대부분의 화석이 심하게 변형되어 있어 좀 더 확실한 결론을 얻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

아무튼 5억 3천만 년 전 배아 발달 과정을 담은 화석은 정말 희귀한 존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앞으로 비슷한 화석들이 계속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

​

참고

​

​

https://sciencex.com/news/2026-07-million-year-embryos-scientists-uncover.html

​

Jiaxin Peng et al, Embryogenesis of the early Cambrian medusozoan (Cnidaria) Octapyrgites elongatus, Palaeontology (2026). DOI: 10.1111/pala.70076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178Tb/s - 광섬유 통신 신기록 수립

  ( Lidia Galdino, lead researcher on the study. Credit: James Tye / UCL )  현재 가정에 들어오는 초고속 광통신은 10Gb/s 정도가 가장 빠른 편입니다. 그러나 사실 광섬유를 통해서 보낼 수 있는 정보량은 이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 가운데서는 이미 1Tb/s 이상이 속도를 지닌 것들이 많아 미래에는 테라 인터넷 시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가운데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의 리디아 갈디노( Lidia Galdino )가 이끄는 연구팀이 178Tb/s라는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입니다.   광섬유 통신을 위한 주파수는 4.5THz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 개발된 신기술은 9THz 벽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16.8THz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달했습니다. 주파수가 높을 수록 더 많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6.8THz의 주파수로도 178Tb/s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연구팀은  Geometric Shaping (GS) 방식으로 레이저 신호의 페이즈, 밝기, 편광 수준을 조절해 여러 신호가 서로 간섭 없이 전달되게 만들어 이런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항상 그렇듯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광섬유는 장거리 정보 전송이 가능해야 할 뿐 아니라 오류 없이 장시간 작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자꾸 에러가 생기거나 고장난다면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무용지물입니다. 이 단계를 극복하고 경제성까지 갖춰 실용화 되는 경우는 사실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Tb 급 대역폭을 지닌 광통신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테라바이트 급 정보도 순식간에 전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 전화선을 이용한 56K 모뎀에서 지금의 광섬유 기반 초고속 인터넷이 온 것처럼 속도는 계속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감염 위험성이 큰 동물은?

  ( A new genomic study ranks the potential of the SARS-CoV-2 spike protein to bind to the ACE2 receptor site in 410 vertebrate animals. Old World primates and great apes, which have identical amino acids at the binding site as humans, are predicted to have a very high propensity for binding ACE2 and are likely susceptible to SARS-CoV-2 infection. Credit: Matt Verdolivo/UC Davis )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는 사스 및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박쥐를 자연 숙주로 삼는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계통입니다. 따라서 본래 박쥐에 살던 바이러스가 중간 단계를 거쳐 사람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SARS-CoV-2 역시 사람에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종을 넘어 다른 포유류나 조류, 혹은 척추동물에 감염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경로인 ACE2 수용체는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SARS-CoV-2와 ACE2 수용체의 결합 수준은 동물마다 큰 차이가 있어 감염 위험도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UC Davis)의 조안나 다마스 (Joana Damas)와 그 동료들은 410종의 척추동물에서 ACE2 수용체 유전자를 조사해 코로나 19 감염 위험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ACE2 수용체 전체가 아니라 25개의 아미노산 배열이 특히 결합력에 큰 영향을 미쳐 감염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연구 결과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사람과 가까운 침팬치, 고릴라, 보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