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1221 - 화성의 물은 생각보다 오래 존재했다?


 (The Christmas-tree morphology of hydrous mineral crystal akin to the fishbone crystal twinning of gypsum var. selenite. Credit: Nature Astronomy (2026). DOI: 10.1038/s41550-026-02917-3)



중국의 첫 화성 로버인 주룽 로버 (Zhurong Rover)는 2021년부터 2022년 사이 약 1년 정도 화성을 탐사했습니다. 주룽 로버가 착륙한 화성 북반구의 광활한 평원인 유토피아 플라니티아 (Utopia Planitia)는 과거 물이 있었거나 혹은 현재도 얼음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으로 미래 화성 탐사의 주요 목표 중 하나입니다.

화성은 한때 바다를 이룰 정도로 많은 물을 지니고 있었지만, 30억 년 전부터 춥고 건조해 지면서 많은 물이 대기 밖으로 날아 갔고 남은 물은 완전히 얼어붙어 현재까지 남아 있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홍콩대학교의 류자청 (Jiacheng Liu at the University of Hong Kong) 교수 연구팀은 주룽 탐사선이 수집한 광물 데이터를 분석해 기존 이론을 반박하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천문학 (Nature Astronomy) 에 발표 되었습니다 .

모래 폭풍에 의해 작동을 멈추기 전 주룽 탐사선의 카메라는 모래 사이로 솟아난 밝고 평평한 바위들을 촬영해 그 바위들이 물을 함유한 광물이 풍부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미지만으로는 정확한 광물 조성을 알 수 없었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주룽 탐사선이 남긴 데이터를 더욱 자세히 재분석했습니다. 이번에는 암석 표면 바로 아래에서 보이는 미세한 결정들의 모양에 주목했습니다. (사진) 이 광물 결정 중 어떤 것은 양배추 잎처럼 구불구불하고 어떤 것은 크리스마스트리처럼 가지를 뻗고 있었습니다. 탐사선의 레이저와 적외선 분광기 장비를 이용한 측정 결과를 종합하여, 연구팀은 이러한 모양들이 셀레나이트(selenite)라는 석고의 일종이라는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 광물은 고농도 염수에서 직접 결정화 과정을 통해서만 생성됩니다.

연구팀은 광물층의 두께를 측정해서 이런 광물층이 생성되려면 약 6.25미터에서 25미터 깊이의 물이 필요했을 것이며, 이 물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표면에 고였을 것이라고 계산했습니다. 주변 분화구의 밀도를 기준으로 판단했을 때, 연구팀은 지표면 자체의 나이를 약 7억 5700만 년으로 추정했습니다. 아마도 이 물은 화산 활동으로 인한 열에 의해 녹아 위로 솟아오른 후, 위에서부터 얼어붙으면서 갇혀 농축되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아직도 아래에는 얼음 형태의 물이 존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표면에도 그 흔적이 남을 수 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셀레나이트 결정은 형성 당시의 액체를 작은 구멍에 가두어 밀봉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고대 환경의 화학적 상태를 보존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 지역은 미래 로버와 유인 탐사의 주요 후보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참고

Jiacheng Liu et al, Primary evaporite in southern Utopia Planitia on Mars from Zhurong rover observations, Nature Astronomy (2026). DOI: 10.1038/s41550-026-02917-3

Journal information: Nature Astronomy

https://phys.org/news/2026-08-mars-liquid-thought.html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