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halis Agathocleous, Ph.D., assistant professor in CRI and pediatrics, works with Ji Hyung Jun, Ph.D., Agathocleous Lab senior research scientist at UT Southwestern. Credit: UT Southwestern Medical Center)
비타민 C는 콜라겐 합성과 몸의 면역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중요한 비타민입니다. 또 우리 몸에서 중요한 항산화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간과 일부 영장류, 기니피그는 이 물질을 체내에서 합성하지 못합니다.
아주 오래전 인간과 다른 영장류의 공통조상이 비타민 C 합성의 최종 단계에 있는 효소인 L-Gulonolactone Oxidase (GULO)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서 합성 능력을 잃어버린 것인데, 이는 비타민 C가 풍부한 과일 등을 주식으로 삼으면서 생긴 변화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일을 먹는 모든 동물이 비타민 C 합성 능력을 상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문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미국 서던 웨스턴 대학의 어린이 병원 (Children's Medical Center Research Institute at UT Southwestern (CRI))의 미칼리스 아가소클레우스 (Michalis Agathocleous) 교수와 그의 연구소의 지현준 박사 (Ji Hyung Jun, Ph.D)가 이끄는 국제 과학자팀은 의외의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비타민 C를 합성하지 못하는 것은 일부 영장류에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사실은 많은 기생충들 역시 비타민 C를 합성하지 못합니다. 일반적으로 기생충은 숙주의 영양분을 가로채는데 특화되어 있어 신체 구조가 단순하고 소화기와 생식기만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필요한 물질을 생산하는 대신 숙주의 것을 가로채는 생활에 맞게 진화해 많은 물질을 스스로 합성하지 못합니다.
연구팀은 이 가운데 주혈흡충 (schistosomiasis) 감염에 주목했습니다. 주혈흡충은 전 세계적으로 수억 명이 감염되는 열대 기생충 감염병 중 하나로 유충이 있는 물에 접촉하면 피부를 뚫고 들어오거나 혹은 물을 마셔서 감염됩니다.
주혈흡충 역시 비타민 C가 없기 때문에 숙주에 의존해야 하는데, 만약 숙주가 주혈흡충이 필요한 비타민 C를 계속 공급할 수 있다면 계속해서 매일 알을 낳으면서 증식하게 됩니다. 연구팀은 본래는 비타민 C를 합성할 수 있는 쥐에서 GULO 유전자를 손상시켜 비타민 C 합성 능력을 잃은 실험 모델을 만들고 이를 검증했습니다.
그 결과 비타민 C를 합성할 수 있는 정상 쥐는 대부분 주혈흡충 감염으로 사망했지만, 비타민 C 합성 능력을 상실한 실험 모델은 5%만이 사망했습니다. 비타민 C 공급을 제한해서 생존에 유리한 상황을 만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결핍증이 생존에 불리한 경우가 많은데도 진화한데는 뭔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면 왜 일반적으로 더 많은 동물에서 합성 능력이 사라지지 않았느냐는 의문도 가능하지만, 굳이 합성 능력을 상실한 이유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가설을 보여준 셈입니다. 좀 더 검증이 필요하나 흥미로운 주장인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5-12-loss-vitamin-synthesis-animals-deadly.html
Gongwen Chen et al, Loss of vitamin C biosynthesis protects from the pathology of a parasitic infection,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5). DOI: 10.1073/pnas.251773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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