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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1585 - 거대 질량 블랙홀 주변 토러스를 관측하다.



 (This image from NASA’s Hubble Space Telescope shows a full view of the Circinus galaxy, a nearby spiral galaxy about 13 million light-years away. The inset highlights a Webb close-up of the galaxy’s core, where infrared observations pierce through dust to reveal hot material feeding its central supermassive black hole. Webb’s image, made using the Aperture Masking Interferometer (AMI) tool on its NIRISS (Near-Infrared Imager and Slitless Spectrograph) instrument, isolates hot dust in the immediate surroundings of the supermassive black hole, revealing that most of the infrared emission comes from a compact, dusty structure feeding the black hole rather than from outflowing material. In the Webb image, the inner face of the torus glows in infrared light, while the darker areas represent where the outer ring is blocking light. Credit: NASA)


영화의 영향으로 블랙홀은 주변에 단순한 구조나 별다른 물질이 없는 무엇이든 빨아들이는 검은 구멍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물론 단독으로 존재하는 항성질량 블랙홀의 경우 어느 정도 맞는 말이지만, 대부분의 은하 중심 블랙홀에는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거대한 은하 중심 블랙홀은 주변에서 막대한 물질을 흡수하기 때문에 주변에 복잡한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양축으로 강력한 제트를 방출합니다. 따라서 주인공이 탄 우주선이 빨려들면 블랙홀을 구경하기도 전에 엄청난 열과 마찰에 의해 다 분해될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멀리 떨어진 은하 중심 블랙홀을 관측해 블랙홀 주변 구조를 연구해 왔습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대학의 엔리크 로페즈-로드리게즈 (Enrique Lopez-Rodriguez of the University of South Carolina)와 동료들은 지구에서 1300만광년 떨어진 컴퍼스자리 은하 (Circinus galaxy)를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과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 관측했습니다.

컴퍼스자리 은하는 지구에서 약 1,300만 광년 떨어진 가장 가까운 세이퍼트 2형(Seyfert 2) 은하 중 하나입니다. 이 은하 중심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약 110만 배에서 170만 배 사이로 추정됩니다. 우리 은하 중심의 블랙홀(Sgr A*)보다 약간 작거나 비슷한 규모이지만, 활동성은 훨씬 강력합니다.

이렇게 거대한 블랙홀 주변에는 빨려들어온 물질의 원반인 강착원반이 형성될 뿐 아니라 그 외각에 거대한 도넛 형태의 물질의 모임인 토러스 (torus)가 형성됩니다. 그리고 주변으로는 초고온으로 가열된 물질이 오히려 밖으로 빠져 나오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과학자들은 과거에는 블랙홀 근처에서 방출되는 강력한 적외선이 주로 블랙홀의 강착원반에서 뿜어져 나오는 초고온 물질의 흐름인 '유출(Outflow)'에서 기인한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JWST의 NIRISS 장비와 구경 마스킹 간섭계(AMI) 기법을 통해 분석한 결과, 뜨거운 먼지 방출의 약 87%가 블랙홀과 매우 가까운 토러스 내부에서 발생함이 밝혀졌습니다. 반면 유출에 의한 방출은 1% 미만이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토러스는 단순히 블랙홀을 가리는 가리개 역할이 아니라, 블랙홀로 물질을 공급하는 거대한 저장고이자 공급원임이 입증되었습니다.

이 연구에서 사용된 흥미로운 관측 기술은 구경 마스킹 간섭계입니다. 이번 연구는 우주에서 적외선 간섭계 기법을 사용하여 외부 은하를 관측한 첫 사례이며, 망원경의 해상도를 이론적으로 2배(6.5m를 13m급으로) 높여 블랙홀 주변의 미세 구조를 포착해 냈습니다.

구경 마스킹 간섭계는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에 있는 18개의 작은 거울 중 구멍이 뚫린 7개를 이용한 기술로 7개의 작은 구멍을 통과한 빛들은 서로 겹쳐지면서 간섭 무늬(Interference Pattern)를 만듭니다. 이 무늬를 분석하면, 실제 거울 크기보다 훨씬 큰 거울을 가진 망원경으로 관측한 것과 같은 높은 해상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거울의 집광력의 15%만 사용하기 때문에 모든 경우에 간섭계가 유리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 경우처럼 매우 밝은 천체 (블랙홀의 제트) 옆에 있는 어두운 구조물을 연구할 때는 높은 분해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사족이지만, 아무튼 영화는 적당한 과장이 들어가야 재미있다는 것도 분명합니다. 우주선이 자연의 법칙에 따라 순식간에 부서지는 걸 보려고 영화를 보는 관객은 별로 없을 테니 영화는 지금처럼 만드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참고

Webb delivers unprecedented look into heart of Circinus galaxy (phys.org)

Lopez-Rodriguez, E., et al. JWST interferometric imaging reveals the dusty torus obscuring the supermassive black hole of Circinus galaxy. Nature Communications (2026). DOI: 10.1038/s41467-025-66010-5 www.nature.com/articles/s41467-025-6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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