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587 - 슈퍼 지구는 대기를 보호할 강력한 자기장을 지녔다?


 (Deep layers of molten rock inside some super-earths could generate powerful magnetic fields—potentially stronger than Earth’s—and help shield these exoplanets from harmful radiation. Credit: University of Rochester Laboratory for Laser Energetics / Michael Franchot)


(Target design. Credit: Nature Astronomy (2026). DOI: 10.1038/s41550-025-02729-x)

태양계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우주에는 슈퍼 지구형 외계 행성이 흔합니다. 지구보다 몇 배 큰 암석형 행성이기 때문에 강한 중력으로 두꺼운 대기를 만들 수 있어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높은 천체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반대로 슈퍼 지구에 생명체가 존재하기 불리한 조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슈퍼지구가 지구처럼 외핵이 액체 상태로 되어 있지 않다면 다이나모 현상에 따라 강한 자기장이 생성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근거 중 하나입니다.

미키 나카지마 교수 (Miki Nakajima, an associate professor in the Department of Earth and Environmental Sciences)가 이끄는 로체스터 대학의 연구팀은 슈퍼 지구가 액체 상태의 외핵 없이도 강한 자기장을 생성할 수 있다는 가설을 발표했습니다.

슈퍼 지구의 깊은 내부 맨틀 아래에는 용암 바다(basal magma ocean, BMO)가 존재할 수 있으며, 이는 전기적으로 전도성을 가지는 고압 상태의 용암층으로, 강력하고 장기적인 자기장을 생성할 수 있다는 게 주장의 핵심입니다.

연구팀은 로체스터 대학 레이저 에너지 연구소(Laboratory for Laser Energetics)에서 레이저 충격 실험(laser shock experiments)을 수행했습니다. 이 실험은 슈퍼 지구 맨틀층 아래의 극한 압력(수백 기가파스칼, GPa)과 온도 조건을 재현하여, 용암(주로 (Mg,Fe)O)의 전기 전도성을 측정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동시에 연구팀은 양자역학적 시뮬레이션(quantum mechanical simulations)과 행성 진화 모델(planetary evolution models)을 결합해, 용암이 얼마나 오래 전도성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얼마나 강력한 자기장이 생성될 수 있는지를 계산했습니다.

그 결과, 극한 압력 아래에서 용암(Mg,Fe)O는 전기 전도성이 높아졌으며, 이는 전류가 흐를 수 있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이는 자기장 생성을 위한 전기적 조건으로 이때 흐르는 전류는 지구의 핵과 비슷한 방식으로 자기장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실험 및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지구보다 3~6배 이상 큰 슈퍼 지구에서 용암 바다(BMO)가 지구 핵보다 강력하고 오래 지속되는 자기장을 생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행성의 대기를 유지하고,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생명체를 보호하는 데 매우 중요한 조건입니다.

물론 직접 가서 자기장을 측정하고 생명체를 찾는 게 가장 정확하지만, 그럴 수 없는 상태에서는 여러 가지 간접적인 방법으로 최대한 궁금증을 풀어 나가는 것이 과학자의 자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노력하다 보면 슈퍼 지구에서 상당히 분명한 생명체 증거를 찾는 날도 올 것으로 믿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6-01-hidden-magma-oceans-shield-rocky.html

Miki Nakajima et al, Electrical conductivities of (Mg,Fe)O at extreme pressures and implications for planetary magma oceans, Nature Astronomy (2026). DOI: 10.1038/s41550-025-02729-x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