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우주에는 지구처럼 별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 이외에 우주를 떠돌아 다니는 떠돌이 행성 (rogue planet) 들이 존재합니다. 이 행성들은 별 주위를 공전하면서 주기적으로 밝기를 어둡게 하거나 모항성을 미세하게 흔드는 식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고 스스로 빛을 내지 않아 매우 어둡기 때문에 사실 숫자가 많더라도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기회가 극히 드뭅니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 떠돌이 행성을 관측 가능한 유일한 방법은 마이크로 중력 렌즈 효과를 이용한 것입니다. 지구에서 관측했을 때 행성이 우연히 다른 별 옆을 지나치면서 중력에 의해 빛이 휘는 현상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떠돌이 행성의 존재 뿐입니다. 거리나 질량 등 중요한 정보는 알 수 없어 떠돌이 행성 연구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북경 대학의 수보 동 (Subo Dong)을 포함해 한국 연구팀이 포함된 국제 과학자 팀은 매우 우연한 기회에 멀리 떨어진 떠돌이 행성의 거리와 질량을 측정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 기회는 유럽 우주국의 가이아와 지상 망원경이 각각 KMT-2024-BLG-0792, OGLE-2024-BLG-0516이라고 명명한 미세 중력 렌즈 효과를 동시에 관측하면서 찾아왔습니다. 특히 가이아는 16시간 동안 6번이나 이를 관측했습니다.
이렇게 우연히 조금 다른 위치에서 같은 천체를 관측하는 경우 시차 (parallex)를 통해 거리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삼각측량법과 같은 방식인데, 이를 통해 관측한 거리는 대략 3000파섹 혹은 1만 광년입니다. 매우 먼 거리이지만, 이 거리에서 나타나는 중력 렌즈 효과를 조사하면 역으로 행성의 질량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최초로 측정된 떠돌이 행성의 질량은 목성의 22% 정도로 토성에 가까운 질량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의 연구에서 잘 관측되지 않았던 아인슈타인 사막 (Einstein desert, 행성과 갈색 왜성을 구분하는 질량 공백 구간)에서 천체를 관측했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어쩌면 사막이 아니라 우리가 관측 기술의 한계로 잘 관측을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 번째로는 행성계에서 튕겨나간 것으로 보이는 질량을 지닌 떠돌이 행성을 발견하므로써 과거 행성계에서 이런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물론 이런 우연한 일이 자주 생기진 않기 때문에 떠돌이 행성 연구는 여전히 어려운 과제에 속합니다. 하지만 관측을 계속하면서 점점 더 데이터가 쌓이면 떠돌이 행성에 대한 비밀들도 하나씩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6-01-astronomers-mass-distance-rogue-planet.html
Subo Dong et al, A free-floating-planet microlensing event caused by a Saturn-mass object, Science (2026). DOI: 10.1126/science.adv9266
Gavin A. L. Coleman, Two views of a rogue planet, Science (2026). DOI: 10.1126/science.aed5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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