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sian noodlefish is another type of fish that manages to live without red blood cells. Credit: Xuhongyi Zhen)
산소와 쉽게 결합하는 헤모글로빈은 척추동물 같은 대형 다세포 동물의 진화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 요소입니다. 덕분에 신체 구석구석까지 물에 잘 녹지 않는 산소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헤모글로빈을 퇴화시킨 사례도 있습니다. 바로 남극의 차가운 바다 밑에서 살아가는 투명한 물고기인 남극암치이목 (icefish, )가 그 주인공입니다. 아주 오래 전 블로그에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남극암치아목이 헤모글로빈을 포기한 이유는 확실치 않지만, 낮은 온도에서 점성을 높이는 것과 낮은 대사율, 낮은 온도에서 산소가 많이 녹는 것등이 이유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남극의 특수 환경에서 사는 물고기이다보니 대부분 원인을 차가운 물에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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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과학자들는 아시아의 따뜻한 물에서 사는 아시아 누들피쉬 (Asian noodlefish) 역시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헤모글로빈을 포기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노스이스 대학의 윌리엄 디트리히 교수 (H. William Detrich, professor emeritus of marine and environmental sciences) 연구팀과 중국 연구팀은 아시아 누들피쉬 가운데 12종이 헤모글로빈과 미오글로빈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 이를 합성하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이들의 또 다른 특징은 수명이 1년 이내로 매우 짧다는 것인데, 아마도 이것이 헤모글로빈이 필요 없게된 이유와 연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시아 누들피쉬는 어릴 때 몸이 매우 가늘고 작은데다 비늘이 없어 주변에 있는 산소를 단순히 몸으로 흡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구리처럼 피부로도 숨쉴 수 있는 셈인데, 아예 헤모글로빈도 필요 없는 경우는 보기 드문 일입니다.
이번 발견은 헤모글로빈의 소실이 생각보다 더 다양한 이유로 생길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과연 무슨 사연으로 헤모글로빈을 잃고 투명한 물고기가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6-01-white-blooded-fish-paths-icefish.html
Yu-Long Li et al, Independent evolutionary deterioration of the oxygen-transport system in Asian noodlefishes and Antarctic icefishes, Current Biology (2025). DOI: 10.1016/j.cub.2025.0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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