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아프리카에서 나온 호미닌은 사실 두 종 이상?



 (This facial reconstruction represent a male individual of Homo georgicus (from the Dmaisi excavation). Credit: Cicero Moraes et alii (Luca Bezzi, Nicola Carrara, Telmo Pievani) via Wikimedia. CC BY 4.0)


인류의 조상은 호모 에렉투스 시기인 180만 년 전 처음으로 아프리카 밖으로 나와 다른 대륙으로 퍼져 나간 것으로 생각됩니다. 본래 호미닌은 아프리카 기후에 적응한 영장류였기 때문에 오랜 세월 아프리카에만 있었지만, 호모 에렉투스 시기에 도구와 불을 사용하는 능력 덕분에 환경 적응력이 커져 다양한 기후로 이동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여러 논쟁이 있어왔는데, 아프리카에서 처음 밖으로 나간 호미닌이 사실은 한 종이 아니라는 주장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논쟁이 일어난 근거 중 하나는 조지아 (과거 그루지아)의 드마니시 (Dmanisi)에서 1999-2005년 사이 발견된 초기 호미닌 화석들입니다.

여기서 발견된 호미닌 화석 가운제 두개골 5 (Skull 5)가 상대적으로 작은 뇌와 앞으로 과도하게 튀어나온 얼굴을 지니고 있어 다른 종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 됐습니다.

브라질 상파울로 대학의 빅터 네리 (Victor Nery at the University of São Paulo)와 동료들은 두개골 5와 함께 발견된 화석, 그리고 여러 호미닌과 영장류 화석을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의 접근은 두개골이 아니라 이빨 화석에 집중됐는데, 두개골은 변형될 가능성이 높아, 더 내구성 있는 치아의 특징(특히 치아 크라운 면적)을 비교하는 것이 더 신뢰할 만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했습니다.

연구진은 3개의 드마니시 화석(특히 세 개의 치아 잔존 정보가 있는 표본) 및 다른 호미닌과 영장류의 후치치(back teeth, 전치 이하 치아)의 크라운 면적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했습니다. 총 583개의 치아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물학적 특징을 분류한 결과 드마니시 화석은 하나의 종이라고 보기에는 차이가 너무 컸습니다. 과거 주장처럼 남녀의 차이로 해석하기에도 차이가 컸습니다.

특히 Skull 5는 매우 큰 입술과 작은 뇌각을 가진 형태로,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유사한 원시적 특징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반면 나머지 두 화석은 현생 인류와 더 관련 있어 보이는 특징을 지니고 있고 호모 에렉투스의 전통적 분류와 더욱 가까웠습니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 때문에 Skull 5를 호모 게오지쿠스 (Homo georgicus)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나머지 표본을 호모 카우카시 (Homo caucasi)라는 다른 이름으로 분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물론 이와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추가 증거가 필요해 논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오스트랄로피테쿠스도 사실은 일부 아프리카를 떠나 새로운 모험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이 들게 만드는 연구 같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12-ancient-human-species-africa.html

Victor Nery et al, Testing the taxonomy of Dmanisi hominin fossils through dental crown area, PLOS One (2025). DOI: 10.1371/journal.pone.0336484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