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credit: SPhotonix)
유리는 매우 단단하고 오래 보존이 가능한 미디어로 과거부터 데이터 저장 용도로 과학자들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특히 최신 펨토초 레이저 기술을 사용할 경우 3차원 적으로 내부에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 기존의 자기 기반 데이터 저장 방식인 하드디스크나 자기 테이프보다 대용량의 데이터를 매우 안정하게 오래 영구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실용화된 실리카 글래스 (Silica glass) 저장 장치로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젝트 실리카 (Project Silica)가 있습니다. 2mm 두께의 유리 속에 100펨토초 (femotosecond, 1/10^15초) 간격으로 레이저를 발사해 3차원적인 작은 구조인 복셀 (Voxel)을 만드는 원리로 1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작은 복셀을 여러 층으로 쌓는 방식입니다. 덕분에 작은 유리 안에 7TB의 고용량 데이터를 1만 년 간 보존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실리카: https://blog.naver.com/jjy0501/223239183402
영국 사우스햄프턴 대학의 과학자들 역시 비슷하지만 더 진보된 5D 데이터 저장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펨토초 레이저로 유리 내부에 미세한 구조인 메모리 크리스탈(memory crystal) 만들어 데이터를 영구 보존하는 원리는 동일하지만, 세 개의 공간 차원과 2개의 광학 차원을 기록해 5개의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어 5D 글래스 데이터 저장 기술로 불립니다. 덕분에 데이터를 더 촘촘하게 기록할 수 있어 5인치 지름의 유리판 한 개에 360TB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5D 글래스 : https://blog.naver.com/jjy0501/223591580199
사우스햄프턴 대학의 연구팀은 5D 글래스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SPhotonix라는 스타트업을 세우고 최근 진행 상황을 공개했습니다. 현재 개발한 5D 글래스 프로토타입은 현재 쓰기 속도가 4MB이고 읽기 속도가 30MB 정도입니다. 목표로하는 대규모 데이터 센터의 스토리지 백업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아직은 너무 느린 속도입니다. 연구팀은 3-4년 이내로 읽기 속도를 500MB로 끌어 올리기 위해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더 놀라운 주장은 5D 글래스의 데이터 보존 기간이 138억 년이라고 주장한 부분입니다. 이는 물론 유리가 깨지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유리 안에 만든 구조가 사라지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이야기한 것이지만, 우주의 나이와 같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주장입니다.
마지막으로 상용화를 위해서는 가격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유리인 미디어의 가격은 비싸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특수한 장치인 라이터와 리더의 가격은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데이터를 기록하는 라이터의 가격은 3만 달러, 데이터를 읽는 리더의 가격은 6천 달러로 비싼 편인데, 이를 낮춰야 미디어가 저렴하다는 장점을 100%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글래스 데이터 저장 기술이 미래 데이터 백업의 표준이 될지 개발 결과가 궁금합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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