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ulations showed that sound waves applied to the eardrum of Thrinaxodon (top) would have enabled it to hear much more effectively than through bone conduction alone (bottom). Credit: April I. Neander, Alec Wilken)
포유류는 사지류 가운데 매우 진보한 신체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바로 복잡한 귀로 직은 소리도 쉽게 듣고 거리까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돌고래나 박쥐처럼 초음파를 이용한 반향정위 (echolocation)이 주로 포유류에서 진화한 것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포유류의 청각 기관은 소리를 모아 고막에 전달하는 외이 (outer ear), 고막에 붙은 세 개의 뼈를 통해 진동을 내이로 전달하는 중이 (middle ear), 그리고 전달된 진동을 달팽이관에서 분석해 청각을 느끼는 내이 (inner ear)의 세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본래 머리에 붙어 있던 고막이 안으로 들어가고 중이가 진화하게 된 것은 턱뼈가 진화한 결과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진화는 2억 년 정도에 시작된 것으로 여겨 왔습니다.
시카고 대학의 대학원생인 알렉 윌켄 (Alec Wilken)과 지도 교수인 제-시 루 및 칼룸 로스 교수 (Zhe-Xi Luo, Ph.D., and Callum Ross, Ph.D., both Professors of Organismal Biology and Anatomy)는 2억 5천 만년 전 원시적인 포유류의 조상인 키노돈트 (Cynodont, 견치아목)에 화석을 분석해 포유류의 중이의 진화가 생각보다 전에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연구팀이 분석한 화석은 2억 5천 만년 전 키노돈트인 트리낙소돈 리오리누스 (Thrinaxodon liorhinus)의 두개골입니다. 연구팀은 매우 잘 보존된 두개골을 파괴하지 않고 내부를 들여다보기 위해 고해상도 CT 스캔을 통해 내부를 3차원적으로 분석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초기 키노돈트에서 고막이 형성되어 중이를 이루는 세 개의 뼈 (고막에 붙어 고막의 진동을 받는 망치뼈(Malleus), 망치뼈와 등자뼈 사이에서 진동을 전달하는 모루뼈(Incus), 가장 작으며, 내이의 난원창에 연결되어 달팽이관으로 진동을 전달하는 등자뼈(Stapes))와 붙어 있었다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턱뼈의 진동 대신 턱 끝에 있는 고막의 전신이 되는 막의 진동을 감지했다는 가설은 입증하기 힘들었습니다. 확실한 외이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 고막은 잘 보존되지 않는 약한 조직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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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상세한 3D 모델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트리낙소돈이 턱뼈에 있는 굽은 부분을 통해 진동을 더 효과적으로 감지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습니다. (사진 참조) 물론 아직은 턱뼈의 진동도 함께 사용했지만, 트리낙소돈 같은 초기 포유류들은 고막과 중이를 진화시키면서 더 효과적으로 작은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였던 중생대 포유류가 생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중생대는 흔히 공룡의 시대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 시기에 초기 포유류는 현대적인 포유류로 단계적으로 진화해 다음 시대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기회는 준비된 자의 것이라고 하는데, 포유류가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전 시대에 꾸준히 진화해 정교한 신체 구조를 완성한 덕분일 것입니다. 귀의 진화 역시 그중 하나였을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12-analysis-thrinaxodon-fossils-uncovers-unexpectedly.html
Wilken, Alec T. et al, Biomechanics of the mandibular middle ear of the cynodont Thrinaxodon and the evolution of mammal hearing,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5). DOI: 10.1073/pnas.2516082122. doi.org/10.1073/pnas.251608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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