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fringe-lipped bat, Trachops cirrhosus, approaches a Fitzinger's robber frog, Craugastor fitzingeri, in Panama. This species of bat eavesdrops on the mating calls that male frogs produce to attract females, and uses these frog calls to detect, assess and localize its prey. Young bats do not share the same responses to frog mating calls that adults do; juveniles must acquire the ability to discriminate which frog calls signify palatable and poisonous prey. Credit: Merlin Tuttle)
밤이면 들리는 개구리와 이름 모를 곤충의 음악소리는 서정적인 분위기를 만듭니다. 하지만 사실 이 소리를 내는 당사자는 목숨을 내놓고 노래를 부르는 중입니다. 짝짓기를 위해 포식자의 눈을 피해 밤에 소리를 내는 것인데, 밤에도 듣는 귀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밤의 사냥꾼인 박쥐의 경우 특히 청각이 뛰어나 곤충과 개구리 모두에게 매우 위험한 존재입니다.
스미스소니언 열대 연구소 (Smithsonian Tropical Research Institute (STRI))의 박사 후 연구원인 로간 제임스(Logan James)와 오랜 세월 남미에서 개구리를 잡아먹는 박쥐의 일종인 사마귀 입술박쥐(fringe-lipped bat, 학명 Trachops cirrhosus)를 연구한 레이첼 페이지(Rachel Page) 박사는 이 박쥐가 소리만 듣고 먹을 수 있는 개구리인지 파악하는 능력을 연구했습니다.
사마귀 입술박쥐는 매우 예민한 청각을 지녀 소리를 듣고 해당 개구리나 두꺼비가 독을 지녔는지, 혹은 너무 커서 잡을 수 없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먹이의 종류를 구분하는 능력은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학습을 통해 습득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페이지 박사는 오래전부터 이를 연구해왔습니다. (영상 참조)
(Frog-eating Bats: Smithsonian Scientist Rachel Page)
연구팀은 15종의 개구리와 두꺼비의 소리를 녹음한 후 성체와 독립해서 사냥을 하지만 아직은 청소년기에 있는 어린 사마귀 입술박쥐에게 들려줬습니다. 그 결과 아직 경험이 적은 어린 박쥐들은 소리만 듣고 종류를 구분하는 능력이 떨어졌습니다. 좀 더 상세히 분석한 결과 어린 박쥐들은 크기는 비교적 잘 파악했으나 독이 있는 종류를 구분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습니다. 결국 어린 박쥐들이 사냥 실패를 통해 배우면서 정확히 종류를 파악할 줄 알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알 수 있는 점 중에 하나가 사마귀 입술박쥐가 개구리 및 두꺼비 독에 대해서 내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약간 독에 노출되도 죽지 않기 때문에 한 번 물어보고 아닌 것 같으면 바로 포기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반대의 경우로 '모든 버섯은 먹을 수 있지만, 어떤 버섯은 평생 한 번 밖에 먹을 수 없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람의 경우 버섯 독에 내성이 없고 심한 경우 독버섯을 먹고 사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험을 통해 독버섯을 구분할 수 없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박쥐도 실패를 통해 배워 나간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4-palatable-poisonous-scientists-reveal-prey.html
The ontogeny of decision-making in an eavesdropping predator,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2025). DOI: 10.1098/rspb.2025.0450. royalsocietypublishing.org/doi … .1098/rspb.2025.0450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