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raphs and drawings of mammoth ivory fragments shaped as a "point" (1, 1a), a "core" (2, 2a), and an unmodified ivory fragment (3,3a). Credit: Stepanchuk and Naumenko, 2025)
초기 호미닌은 돌만 이용해 도구를 만든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볼 수 있믄 모든 재료를 이용해 도구를 만들었을 것입니다. 다만 돌이 가장 단단해 잘 보존된 것일 뿐입니다. 돌 다음으로 잘 보존되는 물질은 뼈라고 할 수 있는데, 초기 호미닌은 70-140만년 사이 아프리카에서 뼈로 만든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돌보다 덜 튼튼한 대신 훨씬 가벼운 뼈 도구 역시 유용한 도구였을 것입니다.
코끼리나 매머드의 상아를 이용해 만든 뼈 도구나 장식은 비교적 나중에 등장했습니다. 매머드를 사냥하거나 혹은 죽은 코끼리나 매머드의 상아를 이용해 가공하는 일은 상당한 지능과 힘을 필요로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따라서 상아를 가공한 도구의 기원은 상대적으로 최근인 12만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런데 최근 우크라이나의 바딤 스테판추크 박사와 올렉산드르 나우멘코 박사 (Dr. Vadim Stepanchuk and Dr. Oleksandr O. Naumenko) 연구팀은 우크라이나의 메드즈히보즈 A (Medzhibozh A) 유적에서 40만년 전의 것으로 보이는 상아 도구의 제작의 흔적을 찾아냈습니다.
연구팀이 찾아낸 것은 24개의 상아 조각으로 전자 스핀 공명 (electron spin resonance (ESR))법으로 알아낸 연대는 40만 년 전입니다. 24개의 조각 중 11개의 조각에는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 분명한 흔적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중 두 개는 뾰족한 부분이 있어 확실히 의도적으로 만든 도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진 참조)
다만 이 시기의 상아 도구는 정교하게 만든 도구와는 거리가 있었는데, 아마도 시험적으로 상아 가공을 시도한 결과이거나 어린 아이들이 돌보다 다루기 쉬운 뼈를 사용해 뗀석기 제작 과정을 연습한 결과물일 수 있다고 해석됩니다. 어쩌면 도구가 아닌 장난감일 가능성도 있는 셈입니다.
흑해 연안의 우크라이나는 선사 시대부터 살기 좋은 장소로 고대 호미닌의 유적이 여럿 존재하지만 전쟁으로 인해 발굴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까운 시일 내로 평화가 찾아오고 발굴을 포함한 평화로운 일상이 찾아오기를 희망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4-earliest-evidence-ivory-tool-production.html
Vadim N. Stepanchuk et al, The Earliest Evidence of Deliberate Ivory Processing Dates Back to Around 0.4 Million Years Ago, International Journal of Osteoarchaeology (2025). DOI: 10.1002/oa.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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