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나사 예산 24% 삭감 - SLS, 루나 게이트웨이, 화성 샘플 리턴 줄줄이 취소될 듯



 (조립을 마무리하고 발사대에 선 SLS 로켓. 출처: 나사)

미 연방 정부 예산을 마구잡이로 삭감 중인 트럼프 행정부가 내년 나사 예산을 60억 달러나 삭감한 188억 달러로 결정했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나사가 주요 사업을 포기하면서 우주 개발에서 미국의 리더쉽이 흔들리고 대신 우주 굴기를 목표로 착실히 나아가는 중인 중국에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산 삭감의 첫 번째 목표는 나사가 만든 슈퍼 로켓인 SLS와 인간을 다시 달에 착륙시킬 뿐 아니라 정착하기 위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자체가 상당수 트럼프 1기에 추진된 것인데, 이제와서 뒤집게 된 이유는 예산과 시간을 많이 초과한 것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SLS와 오라이언 로켓, 그리고 루나 게이트 웨이 모두 상당한 시간이 지연되면서 비용이 치솟아 SLS는 240억 달러 오라이온 우주선은 200억 달러까지 비용이 올라갔다고 합니다. 여기에 2년에 한 번 SLS를 발사하기 위해서는 추가 비용이 40억 달러가 들어가 꼭 트럼프가 당선되지 않았더라도 결국 SLS는 취소되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여기에 달 정거장인 루나 게이트 웨이는 이미 2030년대로 밀리면서 취소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였습니다.

결국 나사는 현재 진행 중인 로켓만 발사하고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중단할 것으로 보입니다. 2027년 아르테미스 III 임무를 끝으로 추가 임무는 현재 없는 상태입니다. 가성비가 좋은 상업 로켓 (아마도 스타쉽을 염두에 둔 듯)으로 대체한다고 하지만, 예산 삭감이 주 목적인 만큼 달 기지 건설 계획이 다시 재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인 상황입니다. 스타쉽으로 발사체를 대체한다고 해도 달 기지 건설에는 상당한 예산이 들어갑니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아르테미스 계획에는 수많은 해외 파트너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아르테미스 이후 대체 프로젝트가 나올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해외 파트너들 역시 많은 예산을 허공에 날려버릴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앞으로 나사가 국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면 선뜻 다시 나설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또 다른 희생양은 나사의 야심찬 화성 샘플 리턴 프로제트입니다. 나사의 퍼서비어런스 로버가 정성스럽게 모은 화성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 데 11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기 때문에 지금의 나사 예산 상태로는 감당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것보다 더 심각하게 과학 발전에 영향을 줄 결정은 30억 달러에 달하는 낸시 그레이스 로만 우주 망원경을 취소하느냐입니다. 그렇게 결정되면 천문학에서 미국의 주도권이 흔들릴 정도는 아니라도 발전이 늦어지게 될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 삭감은 여러 범위에서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데, 과학 부분에서 예산 삭감은 아마도 앞으로 10년 이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미국의 과학기술 패권을 흔들리게 할 정도까지 악영향을 줄 지 주목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space/orion-moonship-sls-get-chop-new-nasa-budget/

https://www.nasa.gov/news-release/president-trumps-fy26-budget-revitalizes-human-space-exploration/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