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ient sloths lived in trees, on mountains, in deserts, boreal forests and open savannahs. These differences in habitat are primarily what drove the wide difference in size between sloth species. Credit: Diego Barletta)
(Scientists analyzed ancient DNA and compared more than 400 fossils from 17 natural history museums to figure out how and why extinct sloths got so big. Credit: Florida Museum of Natural History, Kristen Grace)
12,000년 전 남미 대륙에는 아시아 코끼리 만큼 큰 땅늘보 (ground sloth)가 살았습니다. 메가테리움 (Megatherium)은 몸무게가 최대 4톤에 몸길이가 6m에 달해 두 발로 서면 나무 위에 있는 가지를 잡아당겨 먹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현재는 나무늘보(tree sloth)만 두 종 살아남아 있지만, 사실 과거에는 수십 종에 달하는 늘보들이 지상과 나무위에서 다양하게 진화했었습니다.
플로리다 자연사 박물관의 레이첼 나두치 (Rachel Narducci, collection manager of vertebrate paleontology at the Florida Museum of Natural History)와 동료들은 자연사 박물관 17곳에서 보관 중인 400 이상의 화석에서 DNA를 뽑아 늘보의 진화 과정을 연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늘보가 최초로 진화한 것은 대략 3700만년 전입니다. 가장 오래된 늘보는 3700만 년 전 아르헨티나에서 살았던 슈도글리토돈 (Pseudoglyptodon)으로 큰 개 수준의 몸집을 지녔습니다 .그리고 주로 지상에서 생활하던 동물이었습니다. 이후 늘보들은 다양하게 진화하는데, 나무로 올라가서 식물을 먹는 나무늘보와 땅에서 먹이를 구하는 땅늘보가 대표적입니다.
나무늘보는 나무에 매달려야 하기 때문에 몸집에 제한이 있지만, 땅늘보의 경우 몸집이 엄청나게 커져 코끼리 몸집의 곰처럼 진화했습니다. 거대한 발톱과 몸집을 지닌 메가테리움은 500만년 전 플라이오세에 등장해 12,000년 전까지 살았습니다.
연구팀은 거대한 몸집을 지닌 메가테리움과 다른 대형 땅늘보가 추운 기후, 초원 지형, 그리고 포식자로부터 보호를 위해 몸집을 키웠다고 분석했습니다. 메가테리움은 초원 곳곳에 있는 나무에서 지금의 기린처럼 높이 있는 잎을 먹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목대신 몸집과 팔을 키우는 전략 역시 유효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더구나 몸집이 커지고 큰 발톱도 있어 다른 포식자가 쉽사리 덤빌 수 없었습니다. 가릴 것이 없는 초원에서 큰 몸집은 가장 든든한 보호 수단일 것입니다.
하지만 기후 역시 몸집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요소였습니다. 몸이 클수록 에너지 절약에 유리한 반면 열을 식히는데 불리해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기후 변화에 따라 땅늘보의 크기는 온도와 반비례해서 변화하는 특징을 보였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수천 만년 번성했던 늘보들이 인류의 신대륙 진출에 맞춰 멸종한 것은 현재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매머드의 멸종과 마찬가지로 급격한 기후 변화와 함께 인간에 의한 사냥이나 전염병 전달이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여전히 미스터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머드처럼 메가테리움 역시 사라져서 아쉬운 고대 생물인데, 지금 중요한 것은 남은 생존자라도 잘 지키는 일일 것입니다. 나무늘보와 다른 동식물의 보호를 위해 지금 우리가 힘쓰지 않는다면 이들 역시 멸종 동물로 기록될 수 있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5-scientists-figured-extinct-giant-ground.html
https://en.wikipedia.org/wiki/Megatherium
Alberto Boscaini et al, The emergence and demise of giant sloths, Science (2025). DOI: 10.1126/science.adu0704. 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du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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