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aximum of six centimeters long and weighing two grams: Despite its inconspicuous appearance, Antarctic krill plays a central role for life in the Southern Ocean. Credit: Lukas Hüppe / Universität Würzburg)
흔히 크릴 새우로 불리긴 하지만, 사실 크릴은 새우 같은 십각목이 아니라 난바다 곤쟁이목이라는 다른 부류의 갑각류입니다. 새우 같은 외형에 몸길이가 길어봐야 6cm, 몸무게 2g 정도인 반투명 갑각류이지만, 숫자가 매우 많아 남극해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생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구 역사상 가장 큰 생물인 대왕고래도 크릴을 먹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크릴이라고 해서 그냥 속수무책으로 앉아서 먹히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크릴은 작은 플랑크톤을 먹고 사는데, 낮에는 가능한 깊은 바닷물 속에 숨어 있다가 어두운 밤에 얕은 바다로 이동해 먹이를 잡습니다.
독일 율리우스-막시밀리안 뷔르츠부르크 대학 (Julius-Maximilians-Universität Würzburg (JMU))의 루카스 휘페 (Lukas Hüppe)가 이끄는 독일, 영국 연구팀은 크릴이 생체 시계를 이용해 낮과 밤을 알아내서 맞는 위치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은 남극해에서 어로 활동을 하는 선박에서 크릴 샘플을 구해 각각의 크릴의 이동을 추적할 수 있는 특수 수조 안에 넣고 관찰했습니다. 이들이 사는 바다와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 안에서 크릴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 캄캄한 어둠이 몇 일씩 지속되도 크릴이 정확한 시점에 아래와 위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사실 남극해는 계절의 변화가 크기 때문에 이들이 빛 신호가 아니라 생체 시계를 이용해 어디로 갈지 알아낸다는 점은 놀라운 일인데, 이번 연구에서는 그 기전까지는 알아내지는 못했습니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 기전을 알아내 크릴의 생태를 더 깊이 파고들 계획입니다.
크릴은 남극 해양 생태계의 기본을 이루는 생물일 뿐 아니라 배설물과 사체를 통해 탄소를 대기에서 제거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단지 미래 식량 거리나 대왕 고래의 주식을 넘어서는 크릴의 비밀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5-internal-clocks-ups-downs-antarctic.html
Lukas Hüppe et al, A circadian clock drives behavioral activity in Antarctic krill (Euphausia superba) and provides a potential mechanism for seasonal timing, eLife (2025). DOI: 10.7554/eLife.1030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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