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허리 디스크라고 하는 추간판 탈출증은 척추 뼈 사이에 위치한 추간판 내용물이 탈출하는 질병입니다. 추간판은 단단한 외피인 섬유륜 안에 말랑말랑하게 충격을 흡수하는 수핵 (nucleus pulposus)이 있는 구조인데, 나이가 들면서 섬유륜이 약해지거나 손상되고 안에 있는 수핵이 빠져 나와 주변의 조직과 신경을 누르면서 만성적인 허리 통증은 물론 신경학적 증상까지 나타나게 됩니다. 물론 허리 통증의 대부분은 추간판 탈출증 때문이 아니지만, 매우 흔한 질환 중 하나입니다.
추간판 탈출증: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26770&cid=51007&categoryId=51007
추간판 탈출증으로 인한 만성 허리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지만, 이미 손상된 섬유륜과 수핵을 원래대로 복원할 수 없기 때문에 모두 한계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새로운 시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VIVEX Biologics, Inc가 개발한 VIA Disc NP 역시 그중 하나입니다.
비아 디스크 NP는 주사기를 이용해서 다른 사람의 수핵을 주입하는 방식입니다. 사망 후 기증 받은 수핵을 다른 사람에게 이식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든 것인데, 이를 동종 수핵 이식 (allogeneic nucleus pulposus)이라고 부릅니다. 기본적으로 사람의 수핵이기 때문에 진짜와 비슷하게 충격을 흡수할 뿐 아니라 기존의 수핵과 쉽게 통합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6개 의료기관에서 자원한 28명의 추간판 탈출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했습니다. 이 환자들은 다른 치료로 통증이 호전되지 않는 중증 추간판 탈출증 환자로 시술 후 12개월까지 증상을 추적했습니다. 모두 22명의 환자가 1년 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검사를 받았습니다.
연구 결과 비아 디스크 NP 100mg 주사는 허리 통증과 추간판 탈출증 관련 장애를 크게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Numeric Rating Scale (NRS)로 측정한 허리 통증은 평균 7.1점에서 12개월 후 3.8점까지 줄었고 허리 통증과 관련된 생활 장애를 척도로 만든 Oswestry Disability Index (ODI) 점수도 12개월 간 50%나 감소하는 효과를 얻었습니다.
다만 기본적으로 구하기 쉬운 소재가 아닌 점, 그리고 남의 조직이기 때문에 항원성이 낮은 수핵이라도 언젠가는 면역 거부 반응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은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이미 빠져 나간 수핵을 다시 집어 넣는 것이 아니라서 주변 압박은 계속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한 번 주사로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허리 통증을 장기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인데, 비용은 아마도 저렴하진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5-05-minimally-invasive-disc-pain-function.html
Douglas P. Beall et al, Supplemental nucleus pulposus allograft in patients with lumbar discogenic pain: results of a prospective feasibility study, BMC Musculoskeletal Disorders (2025). DOI: 10.1186/s12891-025-087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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