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wn Widow with her egg sac, on St. Kitts. Credit: Public domain)
새끼를 돌보는 행동은 단순한 절지동물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거미 역시 예외가 아닌데, 애벌레 단계가 없기 때문에 주로 알을 돌보거나 지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것 역시 거미의 종류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이스라엘 벤-구리온 대학의 발레리아 아라베스키 (Valeria Arabesky and colleagues at Ben-Gurion University of the Negev)가 이끄는 연구팀은 도시에 사는 외래 침입종인 갈색 과부 거미 (brown widow spider, 학명 Latrodectus geometricus)가 성공적으로 낯선 환경에 적응한 비결이 섬세한 알 지키기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갈색 과부 거미는 알을 배에 올린 후 다시 거미줄로 주머니를 만들어 보호하는데, 여기에는 가시 같은 구조물이 있어 알을 노리는 기생성 말벌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게 막습니다. 연구팀은 역시 배 위에 알을 올리고 주머니로 보호하는 토착 근연종인 흰색 과부 거미 (white widow spider)를 비교했습니다.
두 거미 모두 알을 노리는 매우 작은 기생벌로부터 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연구팀은 외래 침입종인 갈색 과부 거미기 더 적극적으로 알을 지킨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예를 들어 흰색 과부 거미가 단순히 기생벌을 몸에서 떼어내기 위해 몸을 흔든다면 갈색 과부 거미는 다리로 알을 보호했습니다. 그리고 기생벌을 잡아 죽이기도 했는데, 이는 휜색 과부 거미에서는 볼 수 없는 적극적 방어입니다.
갈색 과부 거미의 알 주머니 주변에 있는 가시 역시 기생벌의 접근을 효과적으로 막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없애면 기생벌은 가시가 없는 방향으로 접근해 알을 낳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이런 적극적 육아가 낯선 환경에서 외래종 갈색 과부 거미가 성공적으로 정착한 비결 중 하나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알 지키기에 진심인 만큼 더 많은 후손을 남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외래 침입종이니 꼭 좋은 건 아니지만, 지성이면 감천한다는 속담이 통하는 경우 같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5-dont-mess-mama-spider-parental.html
Valeria Arabesky et al, Maternal care thwarts parasitoids in the invasive brown widow spider (Latrodectus geometricus),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2025). DOI: 10.1098/rspb.2024.2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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