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phical abstract. Credit: Molecular Cell (2025). DOI: 10.1016/j.molcel.2025.04.010)
자기 희생은 인간에서 볼 수 있는 이타적 행동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사실 더 극단적인 형태는 사회적 동물에서 볼 수 있습니다. 군집을 위해 자신의 목숨도 주저 없이 희생하는 꿀벌, 개미, 흰개미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가장 단순한 형태의 생명체인 박테리아도 스스로를 희생해 동료를 지킨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수크릿 실라스 박사 (Sukrit Silas, Ph.D)가 이끄는 글래드스톤 연구소 및 UC 샌프란시스코 (Gladstone Institutes and UC San Francisco (UCSF))의 과학자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박테리아가 동료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자살하는 과정을 연구했습니다.
박테리아는 박테리아에 기생하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 파지의 공격에 항상 노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박테리아 역시 면역 시스템을 지니고 있습니다.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검출하면 외부 유전자를 잘라버리는 효소인 크리스퍼 (CRISPR)를 이용해 제거하는 것이 대표적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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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흔한 장내 세균인 대장균 (E. coli)을 포함한 장내세균과 (Enterobacteria)의 유전자 10000개를 분석해 이 가운데 세포 자폭과 관련된 200개의 유전자를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이를 발현하거나 억제하면서 그 기능을 대장균에서 조사했습니다.
연구 결과 바이러스는 박테리아의 면역 시스템을 감지하면 이를 회피하기 위한 유전자를 발현시켜 면역 시스템을 막고 바이러스 증식을 시도합니다. 더 이상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박테리아는 자폭 스위치를 눌러 스스로 자살을 선택하는데, 이는 진화 생물학적으로 타당한 방식입니다.
이분법에 의해 증식하는 세균의 경우 같은 콜로니를 이루는 세균들은 모두 같은 유전자를 지닌 형제들입니다. 개미나 꿀벌 같은 사회성 곤충과 마찬가지 상황인 셈입니다. 따라서 내 유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개체를 없애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판단입니다. 세포 한 개를 포기하면 주변에 있는 동일한 유전자를 지닌 다른 세포가 안전해지기 때문에 유전자를 더 널리 퍼트릴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생존에 유리한 형질이라서 자연 선택에 의해 유전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세균의 자폭 시스템은 생각해보면 의외가 아니라 이분법으로 동일한 개체를 만드는 박테리아의 필수 생존 전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5-ultimate-sacrifice-bacteria-unusual-defense.html
Sukrit Silas et al, Activation of bacterial programmed cell death by phage inhibitors of host immunity, Molecular Cell (2025). DOI: 10.1016/j.molcel.2025.04.010. www.cell.com/molecular-cell/fu … 1097-2765(25)00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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