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산소 없이도 뛰는 먹장어의 심장


(University of Guelph researchers deprived hagfish hearts of oxygen and then fed the organs saline containing either glucose, glycerol or no fuel source. The researchers found feeding the hearts glycerol enhanced the hearts' contraction even more so then glucose, which is typically the fuel muscles prefer. These findings could have implications for preventing tissue damage to the human heart when oxygen delivery is impaired, such as during a heart attack or transplant. Credit: University of Guelph)


 먹장어는 이름 때문인지 장어의 일종으로 오해받지만, 사실 장어 같은 경골어류가 아니라 아득한 오래전 모습을 드러낸 척추동물의 첫 번째 그룹인 무악어류의 일종입니다. 턱이 없는 원시적인 어류인 먹장어는 다른 척추동물이 갖지 않은 독특한 생리적 특징을 지니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저산소 환경에서 잘 버틴다는 것입니다. 특히 먹장어의 심장은 산소 공급이 없는 무산소 환경에서도 오랫동안 작동이 가능합니다. 



 아무리 원시적이라고 해도 대부분의 진핵세포와 다세포 동물은 산소를 필요로합니다. 먹장어라고 해도 이점은 다르지 않지만, 산소가 부족한 깊은 바다에서 살기 위해 저산소 환경에 적응했을 것입니다. 먹장어의 심장은 심지어 36시간 정도 산소가 없어도 그 기능을 유지합니다. 비슷한 상황이 포유류에 발생했다면 수분 이내로 심장이 정지해 사망했을 것입니다. 


 궬프 대학(University of Guelph)의 토드 길리스 교수 (Prof. Todd Gillis)가 이끄는 연구팀은 먹장어 심장 세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팀은 먹장어의 심장 세포가 포도당이나 글리세롤, 글리코겐에서 에너지를 얻는다고 생각하고 각각의 배양 용액과 아무것도 낳지 않은 배양 용액에 낳어 무신소 환경에서 수축력과 수축 시간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글리세롤이 있는 배양 용액에서 심장 세포가 현저하게 잘 뛴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물론 글리세롤 하나만이 아니라 저산소 환경에서 오래 버틸 수 있는 낮은 대사율 역시 중요한 이유겠지만, 심장 세포가 일단 움직이려면 산소능 없어도 에너지는 필요합니다. 먹장어는 혈중 글리세롤 농도가 높으며 간에서 이를 저장했다가 방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아직까지 모르는 이유 역시 존재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먹장어의 예상치 않았던 놀라운 능력 같습니다. 



 참고 


L. A. Gatrell et al, Contractile function of the excised hagfish heart during anoxia exposure, Journal of Comparative Physiology B (2019). DOI: 10.1007/s00360-019-01208-w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