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mage regards the second version (2.0) of Archaeological Forensic Facial Reconstruction of the individual LB1 of the species Homo floresiensis. It has been released for the open source exhibition "Facce. I molti volti della storia umana". Cicero Moraes et alii - http://arc-team-open-research.blogspot.it/2015/08/homo-floresiensis.html)
인도네시아의 플로레스 섬에서 발견된 작은 호미닌 화석은 지난 10여년 간 많은 논쟁의 대상이 됐습니다. 호빗이라는 별명을 지닌 호모 플로레시엔시스 Homo Floresiensis는 작은 현생 인류가 아니라 오래전 현생 인류의 조상과 갈라져 독자적인 진화를 이룩한 호미닌으로 밝혀졌지만, 아직 이들의 생활사에 대해서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호빗이 왜 1m가 조금 넘는 키를 지닌 작은 호미닌이 되었는지 설명하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섬 왜소증으로 쉽게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생태학적으로 좁은 섬 환경에서 최상위 포식자는 사라지고 초식 동물도 환경에 맞춰 작게 진화하는 경향은 여러 차례 발견됐습니다. 사실 당시 플로레스 섬에는 미니 코끼리 사촌인 피그미 스테고돈(pygmy Stegodons)도 같이 살았습니다.
반면 천적이 없어지거나 경쟁 포식자가 없는 생태계에서 커진 동물도 있는데, 코모도 도마뱀이나 날개 너비 2m에 달하는 황새와 독수리 등이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쥐 역시 거대해졌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에모리 대학의 엘리자베스 그레이스 베치(Elizabeth Grace Veatch, a Ph.D. candidate at Emory University)를 비롯한 과학자 팀은 당시 플로레스 섬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다양한 크기의 쥐에 대해서 연구했습니다.
사실 호빗의 뼈가 발견된 리앙 부아 동굴 (Liang Bua)에서 가장 흔한 뼈는 설치류의 것으로 거의 80%가 다양한 크기의 설치류입니다. 연구팀은 1만 개의 설치류 뼈와 현재 플로레스 섬에 있는 설치류를 조사해 호빗이 살았던 시기 생태계에 이 설치류가 중요한 사냥감이었을 가능성을 조사했습니다.
호빗이라는 이름에 맞지 않아 보이긴 하지만, 당시에는 고양이 만한 크기의 대형 설치류가 활보하던 시기이기 때문에 (그리고 지금도) 이들은 중요한 식량 자원이었을 것입니다. 아마도 코모도 도마뱀 같은 대형 포식자는 위험한 사냥감이었을 것이고 호빗들은 더 안전한 미그미 스테고돈이나 혹은 다양한 크기의 쥐를 사냥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장 큰 설치류인 플로레스 거대 쥐 (Flores giant rat, Papagomys armandvillei)의 경우 한 번 사냥하면 닭 만큼의 고기를 얻을 수 있는 만큼 작은 호빗에게는 든든한 한끼 식사가 되었을 것입니다.
아무튼 플로레스 섬의 과거 생태계는 톨킨의 판타지와는 다르지만, 정말 독특한 풍경의 생태계가 펼쳐진 환경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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