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bbonworm (Tubulanus sexlineatus) re-growing a head, seen as the lighter pigmented section on the left. Credit: Terra C. Hiebert)
국제 과학자 팀이 머리가 잘려도 재생되는 강력한 재생력을 지닌 유형동물 (ribbon worm, Nemertea)의 재생 능력이 어떻게 진화했는지에 대한 단서를 찾았습니다. 유형동물은 전 세계의 바다에 서식하는 해양 무척추동물의 일종으로 리본보다는 지렁이와 닮았지만, 그렇다고 지렁이 같은 환형동물도 아닌 독립된 문입니다.
단순한 신체구조를 지닌 동물들이 흔히 그렇듯이 유형동물 역시 뛰어난 신체 재생 능력을 지니고 있는데 심지어 뇌를 포함해 머리가 잘려 나가도 생존이 가능할 뿐 아니라 아예 새로운 머리와 뇌가 다시 자라납니다. 물론 이는 뇌가 생존에 필수적이지 않은 단순한 신경절이기 때문이지만 재생 능력이 탁월하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메릴랜드 대학의 알렉산드라 벨리 교수 (Alexandra Bely, associate professor of biology at UMD)를 비롯한 연구팀은 35종의 유형동물을 수집해 이들의 재생 능력과 진화 계통을 조사했습니다. 유형동물 자체는 일반인에게 생소한 이름이지만 이들의 놀라운 재생 능력은 오래전부터 과학자들의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1930년대 과학자들은 유형동물이 20만 분의 1에 불과한 조직에서 전체 개체가 다시 자라는 것도 관찰했습니다. 사람으로치면 피부 한 조각이 성인으로 자라나는 것 같은 엄청난 일입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이런 재생 능력이 모든 유형동물에서 일관된 것은 아니며 머리가 다시 자라는 능력은 4번에 걸쳐 독립적으로 진화했다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심지어 머리가 잘리면 그냥 없는데로 몇 달간 살아가는 종도 있습니다. 따라서 머리와 뇌가 재생하는 능력은 사실 필수적인 것은 아니며 필요에 따라 진화한 것으로 풀이 될 수 있습니다. 사실 재생 능력이 진화한 것 자체도 1000-1500만년 정도로 진화론적으로 비교적 짧은 시기입니다.
아무튼 '자라나라 머리머리'가 농담이 아닌 생물이 있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참고
Eduardo E. Zattara et al, A phylum-wide survey reveals multiple independent gains of head regeneration in Nemertea,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2019). DOI: 10.1098/rspb.2018.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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