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University of Toronto Mississauga)
양서류를 제외한 파충류, 포유류, 조류는 양막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양서류와 달리 물이 아닌 육지 환경에서 알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태반 포유류처럼 알을 낳지 않는 경우에도 양막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양막만으로는 배아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없기 때문에 튼튼한 껍질을 진화시켰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양막류가 등장한 것은 3억년 이전이지만 단단한 껍질을 지닌 알의 등장은 훨씬 이후라는 것입니다. 토론토 대학의 로버트 레이즈 (Robert Reisz of the Department of Biology at the University of Toronto Mississauga)가 이끄는 연구팀은 쥐라기 초기 용각류 공룡의 알 화석을 통해 단단힌 껍질을 지닌 알의 진화를 연구했습니다.
이 알 화석은 공룡 알 뿐만 아니라 알 화석 전체에서 가장 오래된 것들로 1억 9500만년 전의 것입니다. 초기 용각류는 이 시기에 가장 흔한 공룡 가운데 하나로 아직 엄청나게 커지기 전이지만 숫자는 더 많았을 것입니다. 연구팀은 중국,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에서 화석을 수집했는데 당시에는 이 지역이 모두 초대륙 팡게아의 일부였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알 화석들이 이미 두껍고 단단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는 화석화 과정에서 변화를 겪었기 때문이고 실제로는 종이처럼 얇은 껍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알은 가장 가까운 근연 그룹인 새의 알보다 훨씬 얇고 부드러웠습니다.
연구팀은 이 알을 상세히 분석해서 단단한 껍질의 진화 과정을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일부 공룡종에서 알이 단단해지고 두꺼워지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 과정은 몇 차례에 걸쳐 독립적으로 수백만 년의 비교적 짧은 시기에 일어났습니다. 아마도 알을 노리는 포식자로부터 보호학 위한 목적이 가장 클 것입니다.
언뜻 생각하면 포식자에게서 보호하기 위해 알이 빠른 속도로 두꺼워졌을 것 같지만, 알이 두꺼울수록 깨고 나오기 힘들고 숨쉬기도 어렵기 때문에 두께와 미네랄화에 제한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럼에도 두껍고 단단한 알이 진화했다는 것은 그만큼 압력이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가장 그럴 듯한 설명은 역시 포식자의 존재일 것입니다.
우리가 흔하게 보는 알이나 매일 먹는 달걀 역시 사실 오랜 진화의 산물일 것입니다. 물론 우리 자신을 포함해 지구상의 생물체 가운데 그렇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말이죠.
참고
Koen Stein et al. Structure and evolutionary implications of the earliest (Sinemurian, Early Jurassic) dinosaur eggs and eggshells, Scientific Reports (2019). DOI: 10.1038/s41598-019-406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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