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fruit fly is fixed in place in a 'flight simulator' where it can still move its wings in response to stimuli. The fly will keep a bright light -- a simulated sun -- in one part of its vision, enabling it to fly straight with respect to the light. Credit: Dickinson laboratory)
초파리는 매우 작은 곤충이지만, 상당히 놀라운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수 mm에 불과한 몸길이로 복잡한 비행을 완벽하게 소화해낼 뿐 아니라 생각보다 복잡한 행동을 보여줍니다. 과학자들은 이 작은 초파리가 길을 잃지 않고 잘 찾아간다는 사실 역시 알고 있습니다. 칼텍의 마이클 딕킨슨(Michael Dickinson) 교수에 의하면 이 작은 초파리는 9마일에 달하는 거리를 날아갈 수 있으며 모하비 사막처럼 위치를 특정하기 어려운 장소에서 조차 발견된다고 합니다.
사실 사막처럼 특징이 없는 지역에서 길을 잃어버리게 되면 죽고 사는 문제나 마찬가지이지만, 놀랍게도 이 작은 초파리들은 정확하게 물과 먹이가 있는 장소를 찾아냅니다. 딕킨슨 교수와 포탁 연구자인 이사벨 기랄도 (Ysabel Giraldo)는 초파리가 태양을 이용해서 방향을 인지하는 것으로 보고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들은 일종의 가상 현실 환경에서 햇빛을 시뮬레이션 해서 초파리에게 보여줬습니다. 그 결과 초파리가 강한 빛을 태양으로 인지해서 네비게이션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여기서 더 나아가 초파리의 뇌에서 어떤 뉴런이 흥분하는지 확인해 이를 제거해 실제로 이 뉴런이 햇빛에 의한 위치 파악을 담당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뉴런이 없는 경우 초파리는 단지 빛이 있는 방향으로만 이동할 뿐이었습니다.
물론 다른 곤충이나 동물과 마찬가지로 초파리가 단지 태양의 위치 하나만을 보고 길을 찾지는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 연구팀은 초파리의 단순한 뇌가 어떻게 이런 복잡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연구할 계획입니다. 초파리는 분명 단순한 생물이지만, 인간이 만든 가장 정교한 인공지능도 수행할 수 없는 자율 비행 능력과 환경 인지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비밀을 풀어내는 것은 더 복잡한 인간의 뇌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더 효과적인 인공지능을 만드는데도 도움을 줄지 모릅니다.
참고
More information: Ysabel Milton Giraldo et al, Sun Navigation Requires Compass Neurons in Drosophila, Current Biology (2018). DOI: 10.1016/j.cub.2018.07.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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