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gulosa. Credit: Wikipedia/CC)
개미는 포름산 (formic acid, HCOOH)이라는 산을 이용해서 자신보다 더 큰 동물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구조를 지닌 포름산은 개미에서 분리됐기 때문에 개미산이라고도 불립니다. 하지만 개미가 사용하는 독이 포름산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해입니다. 사실 많은 개미들이 포름산에 더해 자신만의 독물 레시피를 지니고 있습니다.
호주 퀸즐랜드 대학의 사무엘 로빈슨 박사(Dr Samuel Robinson)와 그 동료들은 브리즈번 근처에 서식하는 황소 개미 (giant red bull ants – Myrmecia gulosa)의 독을 연구했습니다. 이 개미는 큰 턱을 지닌 것도 모자라 물리면 큰 통증을 유발하는 독을 분비합니다. 연구팀은 이 독성 물질이 침벌류 (Aculeata)의 독과 유사한 펩타이드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아마도 이는 공통 조상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벌과 개미가 모두 벌목에 속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들 사이의 공통점이 있다는 것은 의외의 사실은 아닐 것입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이 강력한 통증을 유발하는 물질이 진통 약물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줄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신경을 자극하거나 차단하는 물질은 모두 잠재적으로 진통제나 중추신경 작용 약리 기전을 연구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많은 개미들이 살고 있고 이들 가운데는 인간에게 유용한 물질을 지닌 개미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 발 밑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개미에 차세대 신약의 단서가 숨어있을지도 모릅니다.
참고
Samuel D. Robinson et al. A comprehensive portrait of the venom of the giant red bull ant, Myrmecia gulosa, reveals a hyperdiverse hymenopteran toxin gene family, Science Advances (2018). DOI: 10.1126/sciadv.aau4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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