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소련은 냉전 당시 미국과 더불어 세계 최강의 기갑 전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할 사람은 없겠지만, 구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가 큰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과거 러시아 기갑 전력의 영광은 옛말이 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푸틴 집권 이후 강한 러시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면서 대대적인 기계화 전력 업그레이드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 계획의 핵심은 T-14 아르마타 (Armata) 전차와 기타 보병 전투 및 병력 수송 차량으로 구체적인 성능은 베일에 가려있으나 어떤 전투차량을 개발할 것인지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은 T-14 아르마타가 아니라 이와 함께 전투를 담당하는 축이 될 전투 차량에 대한 것입니다.
일단 러시아 육군은 T-14와 함께 작전을 수행할 보병 전투 차량으로 T-15를 같이 개발하고 있습니다. T-15는 이름도 아르마타인데 그 이유는 같은 아르마타 차체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엔진은 전방에 배치하고 병력 수송부는 후방에 배치한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T-15 아르마타. Heavy IFV T-15 object 149 Armata (in the streets of Moscow on the way to or from the Red Square). 출처: 위키피디아)
구체적인 제원에 대한 공개는 없지만 대략 48톤 정도의 무게를 지니고 있으며 1500마력 엔진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행 거리는 550km, 최고 시속은 65-70km/h 라고 합니다. 방호력에 있어서 현존하는 최강 보병 장갑차인 이스라엘의 나메르와 비슷한 수준의 방호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게쪽은 나메르가 더 나가는 것 같지만, 정확한 제원에 대한 설명이 없어 방호력에 대한 비교는 어렵지만, 무게를 감안하면 방어력이 약하다고 볼 근거는 없어 보입니다.
나메르와 차이점은 공격력도 강하다는 점인데, 부메란 - BM 무인 포탑을 탐재해 2A42 30mm 기관포와 동축 PKT 7.62mm 기관총을 주 무장으로 활용하며 (각각 500발 및 2000발 탑재 가능) 이외에 코넷 대전차 미사일을 탑재해 대전차 교전 능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T-15는 T-14와 같이 적 기갑 전력을 상대할 목적으로 개발된 것으로 나메르처럼 전차 수준의 방호력을 지닌 보병 전투 차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보다 절반 정도 무게를 지닌 궤도형 보병 전투차량이 쿠르가네츠 - 25 (Kurganets-25 (Russian: Курганец-25)) 입니다. 쿠르가네츠 - 25는 부메란 - BM 무인포탑을 장착한 보병 전투차량 (IFV) 형과 병력 수송 차량인 APC 두 가지 형태로 나눠서 제작됩니다. 보병 전투차량의 경우 무인 포탑 탑재로 인해 승차 전투 인원이 6명으로 제한되며 APC 형은 12.7mm 원격 조종 기관총이 탑재되는 대신 승무원 3명과 8명의 병력이 탑승할 수 있는 차이가 있습니다. 무게 25톤에 800마력 엔진을 사용합니다. 개념적으로는 BMP 및 BMD 계열 차량 대체용이락 할 수 있습니다.
(Kurganets-25 IFV 형)
(Kurganets-25 APC 형)
쿠르가네츠 - 25에서 가장 큰 변화는 기존의 소련 보병 전투 차량과 다르게 차체가 높아지고 커지면서 내부 공간이 늘어나 승하차가 편해졌다는 점입니다. 이런 점에서 서방측 보병 전투/수송 차량과 유사해진 모습입니다. 이는 실전을 거치면서 어떤 족으로 개선이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으로 보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의 스트라이커와 유사한 목적의 차륜형 보병 전투차량인 부메란 (Bumerang) 입니다. BTR의 대체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역시 서방형 차륜 보병 전투차량처럼 크기가 커지고 엔진이 전방에 설치되어 상하차가 편해졌습니다. 동시에 기본적으로 수륙양륙형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전방에는 물막이, 그리고 후방에는 워터제트 장치를 장착했습니다.
(부메란 IFV)
부메란 IFV 는 승무원 3명에 9명이 추가로 탑승할 수 있는 형태로 여러 모로 BTR 시리즈보다 서방형에 가까운 모습입니다.
마지막으로 서방측의 MRAP과 비슷한 차량인 타이푼 시리즈가 추가되었습니다. 타이푼 시리즈는 하나의 차량이 아니라 러시아 트럭 제조사인 우랄과 카마즈가사 각각 여러 개의 모델을 만들어 현재 러시아군에 배치 중에 있는 지뢰방호 차량입니다.
(KamAZ-63968 Typhoon-K)
(Ural-63099 Typhoon)
이렇게 다양한 보병 전투/수송 차량의 개발과 배치는 러시아 기갑 및 기계화 전력의 낙후성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대대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물론 서방 측의 제제에 맞서 군사 강대국으로써 러시아의 지위를 되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이기도 합니다. 우리 주변 강대국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러시아의 전력 강화는 우리도 참고로 삼아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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