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CC0 Public Domain)
글루텐 프리 식품이 미국 등 몇몇 나라에서 건강식으로 잘못 인식되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사실 과학자들은 다르게 보고 있습니다. 밀가루에서 글루텐만 뺄 수 없기 때문에 식이 섬유를 비롯한 다른 유용한 영양소가 빠지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식이 섬유 섭취량이 감소하면서 당뇨 등 다른 만성 질환의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이 결과는 이전 포스트에서 설명한 바 있었습니다.
하버드 의과대학/메사추세스 종합병원, 그리고 콜럼비아 의과대학의 연구자들은 간호사 건강연구 (NHS), 의료 전문가 추적연구 (HPFS)의 참가자 11만명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1986년에서 2010년 사이 심각한 심혈관 질환 (심근 경색 등)의 발병률과 글루텐 섭취량의 관계를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글루텐 섭취량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와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는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인데, 글루텐 프리 다이어트를 할수록 식이 섬유 섭취량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식이 섬유를 섭취할 수 있는 다양한 경로가 있는 만큼 완전하게 일치하지 않는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습니다.
아무튼 이번 연구 결과는 최소한 글루텐 섭취가 셀리악 병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건강에 해롭지 않다는 이전의 연구 결과를 다시 확인시킨 셈입니다.
사실 앞서 언급했듯이 오히려 위험할 가능성이 있는 쪽은 글루텐 프리 다이어트 쪽입니다. 물론 셀리악 병이 있어서 글루텐 함유 음식을 먹으면 심한 설사와 복통이 일어나는 경우라면 다른 선택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글루텐 프리 다이어트는 대개 시간과 비용의 낭비일 뿐이고 더 나쁘게는 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습니다.
다행한 일은 한국에는 셀리악 병이 매우 드물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요리의 특성 때문이 아니라면 (글루텐은 밀가루 반죽의 점성이나 탄력에 영향을 줌) 굳이 글루텐 프리 밀가루를 찾아먹을 필요는 없겠습니다.
참고
"Long-term Gluten Consumption in Adults without Celiac Disease and the Risk of Coronary Heart Disease: Prospective Cohort Study" British Medical Journal (2017). DOI: 10.1136/bmj.j1892 , http://www.bmj.com/content/357/bmj.j1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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