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컴퓨터는 공기로 냉각하는 공냉 방식을 사용합니다. 현재 나와있는 수냉식 쿨러는 시스템 전체가 아니라 CPU처럼 열이 많이 나는 부품을 액체를 이용해서 식히는 방식으로 이 역시 라디에이터에서 공기로 식히는 방식입니다. 액체는 공기보다 밀도가 높아 열을 전달하는 데 유리하긴 하지만, 시스템 전체를 액체에 담그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히 물의 경우 전기가 흐르기 때문에 물에 담그기는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절연성인 미네랄 오일의 경우 시스템 전체를 담그는 방식의 유냉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지만, 관리가 까다로운 문제로 인해 널리 사용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냉각 방식 면에서 우월한 점이 있어 몇몇 서버 시스템에 시도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의 후지쯔가 새로운 형태의 액체 냉각 시스템을 개발중이라는 소식입니다. 이 시스템이 독특한 점은 미네랄 오일이 아닌 절연성 액체 플로로카본(Fluorocarbon)을 이용한다는 점입니다. 플로로카본은 냉매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오일과는 달리 부품 내구성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 않기 때문에 유리하다고 합니다. 이 냉매를 개발한 것은 3M으로 플루리너트(Fluorinert)라는 제품입니다. 확실히 미네랄 오일보다 부품에 영향을 덜 주고 제품 수명을 증가시킬 순 있겠지만, 환경 문제는 없는지 궁금하네요.
후지쯔가 이런 시스템을 개발하는 이유는 시스템 밀도를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액체 냉매에 직접 시스템을 담그기 때문에 50%나 조밀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고 냉각에 드는 비용도 낮출 수 있다고 하네요. 실제 시스템이 얼마나 경제적인지는 더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최근 계속해서 액체 냉각 서버 시스템이 나오는 이유가 그만큼 서버 냉각에 드는 에너지가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이유로 기온이 낮은 북극권에 데이터 센터를 만들거나 차가운 바닷물로 시스템을 냉각시키거나 아예 차가운 바닷물 아래 데이터 센터를 잠수시키는 시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점점 데이터 센터와 서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수록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하는데, 서버를 굴리는 데 드는 에너지는 줄이기 힘들어도 냉각에 드는 에너지는 더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에너지를 줄이면 비용 절감은 물론 환경 친화적인 데이터 센터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과연 새로운 액체 냉매가 희망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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