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625 - 2020년대 새로운 탐사를 계획하는 나사



(출처: 나사) 


 나사가 2020년대 중반부터 시작될 새로운 태양계 탐사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12개의 제안서를 받고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나사의 뉴프론티어 (New Frontier) 프로젝트의 일부로 12개 모두가 채택되는 것은 아니고 면밀한 전문가 검토를 거쳐 과학적으로 중요하고 기술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임무를 선정하게 됩니다. 이 임무는 6가지 테마로 국한됩니다. 그 임무는 


 - 혜성 표면 샘플 회수 (Comet Surface Sample Return)

 - 달 극지방 에이트킨 분지 샘플 회수 (Lunar South Pole-Aitken Basin Sample Return)

 - 타이탄 혹은 엔셀라두스의 바다 탐사 (Ocean Worlds (Titan and/or Enceladus))

 - 토성 탐사선 (Saturn Probe)

 - 트로이 소행성 탐사 (Trojan Tour and Rendezvous)

 - 금성 탐사 (Venus In Situ Explorer)


 의 6가지 주제입니다. 


 이 중에서 혜성 표면 샘플 채취 및 지구 귀환 임무는 로제타와 필래가 이루지 못한 꿈을 목표로 하는 것과 같습니다. 왜냐하면 본래 로제타 임무는 나사와 ESA가 협력을 통해서 혜성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오는 것이었기 때문이죠. 나사가 이 임무에서 빠져나가면서 결국 임무가 축소되었는데, 불운하게도 표면에서 시료를 채취해 바로 검사를 하는 것도 실패했습니다. 


 달 극지방 시료 채취 역시 나사의 오랜 숙원 사업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지난 아폴로 임무 이후에 달에서 암석 샘플을 채취해서 가져올 수가 없었는데다 사실 당시에도 극지방에서 암석을 가져온 건 아니라서 물을 비롯한 휘발성 물질이 있는 샘플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여기 얼음이 확실히 존재한다면 태양계 초기에 있었던 일을 잘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래 달 기지의 물 공급원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타이탄/엔셀라두스 탐사선과 토성 탐사선은 올해 임무를 종료할 카시니의 후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하나의 탐사선으로 모든 임무를 다하는 것이 아니라 타이탄이나 엔셀라두스의 위성이 되어 그 표면을 정밀하게 탐사할 별도의 탐사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유로파는 이미 유로파 클리퍼 계획이 진행 중이므로 이번 프로젝트에서 빠졌습니다. 


 트로이 소행성은 라그랑주점에 위치한 소행성으로 태양계에서는 목성의 트로이 소행성군이 유명합니다. 이 역시 태양계 초기의 역사를 간직한 천체들이 존재하는 곳으로 한 번도 직접 관측이 이뤄지지 않은 소행성들이므로 탐사의 가치가 있습니다. 


 금성 현지 탐사는 이미 여러 가지 제안이 있어왔습니다. 앞서 소개드린 금성 로버와 금성 풍선 탐사선 등이 그것입니다. 어느 정도 제반 기술의 발전이 이뤄졌으므로 이번에는 표면에서 잠시 탐사하는 수준이 아니라 매우 상세한 탐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각각의 임무는 10억 달러 수준의 예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것저것 임무를 수행하기는 힘들고 몇 가지 중요한 목표를 정해 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도 태양계에 탐사하지 못한 천체가 널려 있으므로 앞으로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