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미 육군)
미 육군이 오랜 시간 개발했던 공중 폭발형 차세대 유탄 발사기 XM25 CDTE (Counter Defilade Target Engagement)의 개발을 포기했습니다. 개념 자체는 혁신적이긴 했지만, 계속되는 문제와 더불어 비용 초과와 개발 지연으로 전력화 목표 시점인 2017년에도 전력화가 불가능해 결국 취소된 것입니다.
25mm 공중 폭발탄의 기원은 198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습니다. 당시 주로 사용되던 40mm 유탄 발사기는 1회 장전 시 1회 발사밖에 불가능하고 사거리나 정확도 면에서 만족스러운 무기라고는 보기 힘들었습니다. 물론 이전에 사용하던 총류탄 대비 휴대가 간편하고 위력도 좋았지만, 더 좋은 무기를 사용하기 원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군대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미 육군은 5.56mm 소총과 20mm 유탄 발사기를 결합한 XM29를 개발했는데, 무게, 가격, 위력 면에서 모두 만족스럽지 않아 결국 2003년에 따로따로 개발하는 방향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역시 20mm 유탄이 아무리 공중에서 폭발해도 위력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인데, 이를 위해 XM25는 25mm로 탄 크기를 키웠습니다.
하지만 애시당초 개인 화기로 사용하기에는 큰 크기에다 복잡한 구조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점이 계속해서 튀어 나왔습니다. 심지어 2010년에는 아프간 전쟁에 프로토타입을 투입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테스트와 개발을 해왔는데도 각종 문제 (예를 들어 의도하지 않게 격발되거나 하는 사고로 경미한 부상도 발생) 가 불거졌고 결국 개발이 지연되면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프로젝트가 취소된 것입니다.
XM25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은 무기 개발에 있어 상당히 장기간의 개발 기간 및 테스트를 거칠 뿐 아니라, 실전 배치가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면 아무리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 프로젝트라도 중단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점은 예산이 많은 미국이니까 가능한 부분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실수나 실패를 용인하는 분위기 덕분에 가능한 것입니다.
반면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이미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 프로젝트는 취소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사례가 바로 K11 복합소총입니다. K11 복합소총은 XM29의 한국형 버전으로 개발되었는데, 결국 XM29의 포기에도 굴하지 않고 세계 최초로 전력화를 시도했으나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면서 몇 차례나 제작이 중단되는 굴욕의 역사를 겪었습니다. 가장 최근인 2016년에는 사격통제장치의 균열이 발생되는 문제로 아예 재설계가 들어간 상태입니다.
처음에는 명품무기로 소개되면서 도입되었다가 결국 이런 문제가 계속 발생한 이유는 배치 전에 충분한 테스트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심지어 문제가 있는데도 시험 성적 결과를 조작해 납품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관련 업체 간부가 구속되는 등 미국에서는 보기 힘든 문제까지 겪었습니다.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문화와 더불어 실패시 책임 문제가 거론되는 분위기에서는 문제가 있어도 적당히 넘어가고 실전배치가 되는 일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무기의 역사를 보면 예상치 못했던 문제로 개발이 취소되거나 배치되었다가도 곧 퇴역하는 무기를 셀 수 없이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일반 상품과는 달리 전쟁터에서 실제로 사용하기 전까지는 정확한 문제를 파악하기 힘든 무기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와 같은 일은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신무기를 배치하기에 앞서 실전과 비슷한 환경에서 엄격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객관적인 평가에 따라 구매와 배치 여부를 결정하는 시스템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이는 계속되는 방산 비리를 척결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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