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llustration shows two Mystacodon selenensis individuals diving down to catch eagle rays along the seafloor of a shallow cove off the coast of present-day Peru. Credit: Alberto Gennari)
현재 고래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빨고래와 수염고래가 그것으로 전자가 이빨을 이용해서 먹이를 사냥한다면 후자는 이빨이 사라진 대신 케라틴 섬유를 이용해서 크릴 새우 같은 작은 갑각류나 플랑크톤을 걸러서 먹습니다. 수염고래 같은 방식을 여과 섭식자라고 부르며 캄브리아기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만큼 그 역사가 오래된 섭식 방법입니다. 이 방식은 먹이 사슬에서 아래에 있는 풍부한 먹이를 노리기 때문에 엄청나게 많은 먹이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최근 과학자들은 페루에서 3640만 년 전의 수염 고래의 조상 화석을 찾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고래는 3.75-4m에 불과한 작은 크기지만, 아직 이빨을 가진 수염 고래의 조상이라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연구팀은 이를 미스타코돈(Mystacodon)이라고 명명했는데, 이빨을 가진 수염고래라는 의미입니다.
이 고래는 수염 대신 아직 작은 이빨을 가지고 있어 현재의 수염고래처럼 먹이를 걸러서 먹지는 못했지만, 대신 흡입 섭식 (suction feeding)은 가능했습니다. 다시 말해 작은 물고기와 갑각류 등을 그대로 흡입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갑자기 이빨 대신 수염을 진화시킬수는 없는 일이고 분명 그 중간 단계가 있을 것인데 미스타코돈은 최초의 수염고래가 어떤 경로로 진화했는지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살았던 환경이 얕은 바다인지 혹은 바다 깊은 바닥인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점은 아직 남아있는 작은 뒷다리입니다. 과거 과학자들은 수염고래가 여과 섭식자로 진화하기 전 이미 뒷다리가 퇴화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했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비록 너무 작아서 별 쓸모는 없는 흔적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뒷다리를 가진 상태로 있었다는 사실도 발견했습니다. 이빨을 가진 흡입 섭식자면서 뒷다리를 지녔다는 점은 이 고래를 더 독특하게 보이게 합니다.
미스타코돈의 후손들은 필요없어진 이빨을 퇴화시키고 대신 걸러먹는 용도에 최적화된 수염을 진화시키면서 훨씬 많은 먹이를 잡아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역사상 가장 큰 동물인 거대 수염고래로 진화된 것이죠. 그 시작은 작은 고래였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참고
Current Biology, Lambert et al.: "Earliest Mysticete from the Late Eocene of Peru Sheds New Light on the Origin of Baleen Whales" http://www.cell.com/current-biology/fulltext/S0960-9822(17)30435-9 , DOI: 10.1016/j.cub.2017.04.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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