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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026의 게시물 표시

우주 이야기 1586 - 다시 부활한 거대 질량 블랙홀

  ( This LOFAR DR2 image of J1007+3540 superimposed over an optical image by Pan-STARRS shows a compact, bright inner jet, indicating the reawakening of what had been a ‘sleeping’ supermassive black hole at the heart of the gigantic radio galaxy. Credit: LOFAR/Pan-STARRS/S. Kumari et al. ) ​ ​ ​ 지금은 잠잠하지만, 사실 한라산이나 백두산 모두 한때는 용암과 화산재를 분출한 활화산 입니다. 당장 분출하진 않더라도 미래에 다시 분출할 가능성은 0이라곤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은하 중심 블랙홀 역시 휴지기를 거치는 화산처럼 물질을 방출하지 않는 시기가 있습니다. ​ 인도 미드나포어 시립 대학의 쇼브하 쿠마리 (Shobha Kumari, of Midnapore City College in India)가 이끄는 연구팀은 네덜란드의 LOFAR(저주파 배열)와 인도의 uGMRT(업그레이드 거대 미터파 라디오 망원경)을 이용해 1억년 간의 휴지기를 끝내고 화산처럼 다시 분출한 블랙홀을 포착했습니다. ​ 은하 중심에는 보통 태양 질량의 수백만 배에 달하는 거대 질량 블랙홀이 존재합니다. 이 블랙홀은 주변에서 많은 물질을 빨아들이면서 동시에 제트의 형태로 물질을 방출하는데 이를 통해 은하계의 물질 분포를 바꾸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거대 질량 블랙홀로 유입되는 물질의 양도 항상 일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J1007+3540 은하 중심 블랙홀에서 백만 광년에 걸쳐 펼쳐진 거대한 제트 분출 물질을 분석해 중간에 1억년 정도 휴지기를 겪은 후 이 블랙홀이 제트를 다시 방출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 이번 관측에서는 기존에 방출되어 희미해진 과거의 플라즈마 잔해(고대 제트) 내부에, 이번에 새로 분출된 밝고 응...

암환자의 피로도가 예후와 직결된다.

  (스테이블 디퓨전으로 직접 생성한 암환자 이미지) ​ ​ 환자의 병기와 암의 종류, 환자의 상태에 따라 큰 차이가 있긴 하지만, 암치료는 시작도 하기 전에 사람을 지치게 하고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게 만듭니다. 프레드 허친슨 암 센터 ( Fred Hutchinson Cancer Center)의 연구자들이 이끄는 연구팀은 1990년~2022년 사이 수행된 17개의 SWOG (미국의 다기관 공동 임상 연구 조직) 2상 및 3상 임상시험 데이터를 분석해 치료 시작 시점에 환자들이 주관적으로 보고한 피로도가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습니다. ​ 17개 임상 연구에 참가한 총 7,086명 (남성 4,979명(70.3%), 여성 2,107명(29.7%)), 평균 62세의 참가자들은 전립선암, 폐암, 대장암, 림프종, 유방암, 흑색종, 난소암, 췌장암 등 다양한 암을 지니고 있었으며 병기는 진행성 암(Advanced) 74.7%, 조기 암(Early-stage) 25.3%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환자의 피로도는 리카르트 점수 (5-point Likert scale)로 평가했습니다. ​ 연구 결과 '피로도 낮음' 그룹 대비 '보통 이상(Some or more)' 피로를 느낀 그룹에서 중증, 치명적 독성 반응을 겪을 확률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습니다. 그리고 피로도와 이상 반응, 사망 같은 예후에 미치는 영향이 양 반응 상관 관계가 있었습니다. 총 10만 건 이상의 이상 반응 보고에서 보통 이상의 피로를 보고한 그룹은 낮은 그룹에 비해 3등급 이상의 중증 독성 (Grade 3+) 위험이 2.09배 ~ 2.11배, 4등급 이상의 생명 위협 독성 (Grade 4+)이 1.96배 ~ 1.98배, 그리고 5등급 치명적(사망) 독성 (Grade 5) 2.35배나 증가했습니다. 특히 매우 심한 피로를 보고한 경우, 사망 독성 위험은 4.99배(약 5배)까지 치솟았습니다. ​ 이번 연구에서 피로도와 이상 반응, 예후의 연관성은 연령, 성별, ...

구강 미생물이 간질환을 악화시킨다?

  ( Experimental validation of prtC gene. Credit: Nature Microbiology (2025). DOI: 10.1038/s41564-025-02223-0 ) ​ ​ 간은 인체의 화학공장으로 불리는 복잡하고 큰 장기입니다. 크기 덕분에 웬만큼 손실되도 기능을 할 순 있지만, 어느 한도를 넘어 간기능이 떨어지면 그때부터는 점점 위험한 만성 간질환 상태가 되서 결국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200만 명 이상이 진행성 만성 간질환으로 사망합니다. ​ 그런데 이런 간질환에 인체 공생 미생물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간의 주요 역할 중 하나가 소장에서 흡수된 영양분과 물질을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장내 미생물과의 연관성은 놀랍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구강 미생물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이야기입니다. ​ 뮌헨 공대의 멜라니 쉬머 교수 (Melanie Schirmer, Professor of Translational Microbiome Data Integration at TUM) 연구팀은 86명의 간질환 환자와 정상인을 대상으로 구강 및 장내 미생물을 비교 연구했습니다. ​ 본래 장내 미생물과 구강 미생물은 사는 환경이 다르고 위산이라는 강한 장벽을 넘어야 해서 서로 상당히 다른 구성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심한 간질환을 지닌 환자에서는 구강에 있는 미생물을 장에서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는 상당히 의외의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미생물들을 다시 쥐에 이식해 그 병리 기전을 찾아냈습니다. ​ 연구팀에 따르면 구강 미생물들은 콜라겐 분해 효소들을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장내로 이동하면 장벽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약해진 장벽으로 장내에 있는 물질들이 여과 없이 들어와 간 상태를 더 나쁘게 만드는 것으로 보입니다. ​ 이번 연구는 간 질환에 대한 새로운 기전과 치료법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구강 상태를 좋게해 간질환의 진행을 막거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