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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025의 게시물 표시

케톤식단이 우울증에도 효과 있을까?

  최근에 와서는 건강식이나 혹은 다이어트 식단으로 약간 잘못 알려지고 있긴 하지만, 사실 케톤식 (Ketogenic diet)는 뇌전증 같은 특정 질병을 치료할 목적으로 고안된 것입니다. 케톤식단은 탄수화물의 섭취량을 전체 칼로리의 10-20%까지 줄인 극단적 저탄수화물 식단에 지방 섭취를 늘려 뇌가 포도당 대신 케톤체를 에너지원으로 쓰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 따라서 뇌전증 이외의 다른 뇌질환에도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는 연구가 진행됐는데, 우울증, 불안증, 양극성 장애 같은 정신과 질환도 그 대상입니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들을 종합한 최신 메타분석에서 연구자들은 우울증에 약간의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그 효과가 크지 않고 장기간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 토론토 세인트 마이클 병원 (St Michael’s Hospital in Toronto)의 연구팀은 지난 60년 간 발표된 50개의 연구에 참가한 41,718명의 참가자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연구마다 결과의 차이가 크긴 해도 우울증에서는 케톤식단이 증상을 약간 완화시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흥미로운 부분은 케톤식단의 정도를 강화하고 케톤체가 많을 수록 그래도 좀더 우울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틴수화물 섭취 비율이 하루 10%, 혹은 50g 이하의 극단적 케톤식단을 하는 경우를 의미했습니다. 다만 불안장애와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연구팀은 상당수 연구가 단기간 연구로 장기간의 효과를 검증하기 힘들다는 점을 들어 케톤식단을 우울증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말하긴 아직 이르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극단적 케톤식단일수록 장기간 유지하기 힘들다는 점을 생각하면 사실 우울증 같은 만성 질환에서는 활용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 아무튼 효과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흥미롭긴 한데 케톤체의 우울증 억제 기전을 연구하면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수도 있어 앞으로의 연구가 주목됩니다. ​ ​ 참고 ​ ​ https://newatlas.com/d...

항생제 내성균 잡는 mRNA 치료법

  과학자들은 현재 인류가 직면한 큰 위기 중 하나인 항생제 내성균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백신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mRNA 기술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 마운트 시나이 아칸 의대의 추쳉 호우 박사와 이주 동 교수 (Xucheng Hou, Ph.D., Assistant Professor of Immunology and Immunotherapy in the lab of Yizhou Dong, Ph.D., at the Icahn School of Medicine at Mount Sinai.)는 mRNA를 이용해 항생제 내성균을 제거하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 연구팀의 접근법은 백신이 아니라 팹티바디 (peptibody) 라는 단백질을 우리 몸에서 생산해서 세균을 직접 죽이고 면역 세포를 끌여들여 세균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펩티바디를 생산하는 mRNA는 지질 나노입자에 넣어 백신처럼 주입할 수 있습니다. ​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동물모델에서 항생제 내성 황색포도상구균 및 녹농균을 대상으로 mRNA의 효과를 조사했습니다. 감염된 부위는 폐로 항생제 내성균 폐렴의 동물 모델이었습니다. ​ 연구 결과 mRNA는 폐의 염증을 줄이고 정상 구조를 유지해 폐렴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같은 효과를 인간의 폐조직 모델에서도 확인했습니다. 물론 아직 초기 단계의 연구이지만, mRNA 기술을 백신을 넘어 항암치료나 항생제 내성균 치료에 활용하려는 연구가 실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 참고 ​ ​ https://phys.org/news/2025-11-mrna-therapy-curbs-antibiotic-resistant.html ​ Antimicrobial peptide delivery to lung as peptibody mRNA in anti-inflammatory lipids treats multidrug-resistant bacterial pneumonia...

3D 프린팅 각막 이식 성공

( Structures of the eye, including layers of the corneaNational Eye Institute,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 Flickr ) ​ ​ 인체 조직을 배양해 환자에게 이식하는 것은 과학자들의 오랜 꿈이었습니다. 이식할 장기와 조직을 무제한으로 공급할 수 있고 환자 자신의 세포를 이용할 경우 면역 거부 반응이나 면역 억제제 복용도 필요 없기 때문입니다. ​ 하지만 복잡한 조직이나 장기를 배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 하이파의 람밤 눈 연구소 (Rambam Eye Institute in Haifa, Israel)는 프리사이즈 바이오 (Precise Bio)와 협업을 통해 이식 수요가 많은 장기인 각막(Cornea)을 배양해 이식하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사실 이 기술은 2018년 영국 뉴캐슬 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바이오 3D 프린팅 기술에 기반한 것으로 프라사이즈 바이오는 여기서 파생된 회사입니다. ​ 여러 가지 이유로 각막이 손상되면 시력을 보존하기 위해 각막을 이식해야 하는데, 사후 각막 기증이 활발한 국가가 아니라면 오래 기다려야 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기증받은 300개의 인간 각막을 배양해서 이를 기반으로 인공 각막을 배양했습니다. 각막도 사실은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여러 층으로 이뤄진 생각보다 복잡한 조직이기 때문에 이를 완벽하게 배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히지만 오랜 연구 끝에 이제 사람에게 이식할 수 있는 인공 각막을 3D 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게 됐습니다. ​ ​ (World First: A Biologically Printed Cornea – Implanted in a Woman Suffering From Blindness) ​ 이렇게 3D 프린팅된 인공 각막은 지난 10월 실제 환자에게 성공적으로 이식됐습니다. 앞으로 장기간에 걸친 임상 결과를 추적해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하면 3D 프린팅 이식 조직과 장기가 임상에서 본...

소르비톨도 과용하면 위험 - 설탕보다 크게 안전한 대안 아니다.

  (소르비톨의 구조. 출처: wikipedia) ​ ​ 가공식품에 첨가되는 설탕과 과당의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아스파탐 같은 인공감미료를 이용한 제로 칼로리 음료와 식품이 크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다만 제로 칼로리나 혹은 로우 칼로리 식품이 사실 칼로리만 좀 줄였을 뿐 여전히 건강하지 않은 가공식품이기 때문에 건강힌 식습관과는 거리가 여전히 먼 것과 사실입니다. ​ 이점은 인공 감미료가 아닌 소르비톨 (sorbitol) 같은 대체 당류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르비톨은 사과, 복숭아 같은 과일에서 볼 수 있는 당알코올로 포도당과 비슷한 물질이지만, 칼로리가 1g당 2.6kcal로 4kcal인 설탕보다 낮고 흡수가 천천히 일어나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기 때문에 당뇨 환자를 위한 대체 당류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 하지만 소르비톨 역시 가공식품을 통해 과다한 양을 섭취하면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워싱턴 대학의 게리 패티 (Gary Patti, at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교수 연구팀은 저당 식품에 많이 들어가는 소르비톨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습니다. ​ 연구팀에 따르면 소르비톨은 간에서 과당으로 바뀌게 되는데 이 양이 많을 경우 결국 지방간을 유도하게 됩니다. 연구팀은 제브라피쉬를 이용한 연구에서 이 과정에 장내 미생물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 중 하나는 장내 미생물도 포도당을 이용해 소르비톨을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많은 양의 설탕을 섭취하지 않으면 그렇게 많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소르비톨이 장내에 있더라도 건강한 장내 미생물군을 지니고 있는 경우 미생물이 이를 분해해 인체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습니다. ​ 하지만 과도한 양의 설탕과 소르비톨은 결국 간으로 많은 양의 과당을 흡수시켜 간 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결국 자연적으로 과일에 존재하는 수준에서는 생기지 않는 문제가 가공식품을 통해 생길 수 있는 것입니다. ​ 사실 설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