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osite image of E. coli exposed to the polymyxin antibiotic—the images show the changes to the outer layer of armor over time. From left to right: bacterium untreated by the antibiotic; bacterium after 15 minutes; after 30 minutes; after 60 minutes; after 90 minutes. The white scale bar is 250 nanometers across. Credit: Carolina Borrelli, Edward Douglas et al. / Nature Microbiology.)
항생제 내성은 21세기 인류를 위협하는 최대 보건 위험 중 하나입니다. 우리가 항생제를 오래 쓸 수록 항생제에 잘 듣지 않는 감염균이 진화할 기회는 늘어납니다. 결국 항생제의 용량을 늘리거나 몇 개를 병합하는 방법으로도 세균을 통제할 수 없게 되어 감염병으로 생명이 위험해지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는 한편 기존 항생제의 기전을 더 자세히 연구해 새로운 개량형 항생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기전이 100% 이해되지 않은 항생제들이 있고 이미 있는 항생제를 개조하는 것이 더 빠른 만큼 여기에 대한 연구가 집중되는 것입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의 과학자들은 발견된지 8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그 항생 기전이 100% 파악되지 않은 항생제인 폴리마이신 B (Polymyxin B)의 기전을 새로운 이미징 기법으로 조사했습니다. 폴리마이신 B는 기본적으로 그람 음성균에 있는 lipopolysaccharides (LPSs)를 목표로 하는 항생제입니다. LPS는 그람 음성균의 세포벽과 세포막에 모두 존재하는데,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주요 물질임과 동시에 세균의 생존에도 중요한 물질입니다.
연구팀은 폴리마이신 B가 어떻게 LPS를 방해하고 세균을 죽이는지 알기 위해 런던 나노기술 센터 (London Centre for Nanotechnology)에 있는 핵력 현미경 (atomic force microscopy) 장치를 사용했습니다. 이 장치는 수 나노미터에 불과한 작은 바늘을 이용해 세균 (이 경우에는 대장균) 표면의 요철을 감지해 매우 상세한 3차원 이미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얻은 항생제 노출 15분, 30분, 60분, 90분의 대장균의 모습은 세균을 항생제와 다른 위협에서 지켜주는 보호막이 어떻게 부서지는지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처음 폴리마이신 B가 작용하면 세포의 보호막이 부서지면서 이를 복구하기 위해 새로운 세포벽 생성이 활성화됩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로 인해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고 더 많은 막이 부서지면서 표면이 망가지고 외부의 항생제와 독성 물질이 침투하기 쉬워져 결국 세포가 죽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은 사실 잠복 상태에서 움직이지 않는 세균에게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연구팀은 먹이인 당분을 제공할 경우 이렇게 잠복 상태에 있는 세균이 깨어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렇게 잠에서 깬 세균은 15분 후부터는 대사 과정이 다시 일어나면서 폴리마이신 B 같은 항생제 공격에 취약한 상태가 됩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더 효과적인 항생제 개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항생제 내성균의 위협이 이미 상당한 수준이고 갈수록 희생자가 늘어나는 점을 생각하면 이런 연구의 필요성은 점점 더 커질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9-startling-images-antibiotic-pierces-bacteria.html
Polymyxin B lethality requires energy-dependent outer membrane disruption, Nature Microbiology (2025). DOI: 10.1038/s41564-025-02133-1.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