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resentative pictures of sham encasement assay. (a) infected comb before encasement on day 0 (b) infected comb encased with 1 g autoclaved soil on day 0 (c) Pseudoxylaria proliferating out through the encased soil from the infected combs beneath on day 3. (d) and (e) representative controls on day 0 and day 3 respectively. Credit: Science (2025). DOI: 10.1126/science.adr2713)
농사를 짓는 건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개미나 흰개미들도 식용 곰팡이를 재배해 먹이로 삼습니다. 사실 농사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농작물을 망치는 해충이나 농경지와 물, 비료를 노리는 잡초와 끊임없이 싸우지 않으면 수확할만한 작물이 거의 남아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곰팡이를 재배하는 흰개미도 이점은 다를 게 없어서 곰팡이 번식에 적당한 환경을 노리고 흰개미가 먹을 수 없는 잡초 같은 외부 곰팡이가 끊임없이 침투합니다.
인도 모할리 과학 교육 및 연구소의 아안칼 판칼 (Aanchal Panchal, Department of Biological Sciences, Indian Institute of Science Education and Research Mohali (IISER Mohali)과 동료들은 농사 짓는 흰개미 중 하나인 Odontotermes obesus를 통해 흰개미가 어떻게 김매기를 하는지 연구했습니다. 이 흰개미는 테르미토마이세스 (Termitomyces)라는 곰팡이를 재배하는데, 슈도실라리아 (Pseudoxylaria) 라는 잡초 곰팡이가 항상 호시탐탐 그 자리를 노리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흰개미 군집에 잡초 곰팡이를 넣어 흰개미가 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연구했습니다. 우선 작은 규모의 슈도실라리아 곰팡이를 노출시키고 그 다음에는 큰 규모의 슈도실라리아를 노출시켰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테르미토마이세스과 슈도실리아를 같이 붙여 실험했습니다.
그 결과 흰개미들이 적극적으로 슈도실라리아가 주변에 감염되는 것을 막으면서 제거작업에 나선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흙으로 슈도실리아 감염 부분을 덮어 확산을 막은 후 제거했습니다. 전체 플레이트 가운데 절반 이상 (56.43%)에서 완전히 흙으로 슈도실리아를 덮는 모습이 관찰되었으며 이 경우 89.47%의 높은 확률로 주변 감염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31.68%에는 일부만 덮었는데 이 경우에는 감염 예방 효과가 56.25%로 감소했습니다.
연구팀이 감염된 부위와 감염되지 않은 부위를 단단히 붙여서 준 경우에도 흰개미는 감염 부위를 떼어내고 이를 최대한 안전하게 옮겼습니다. 이런 복잡한 행동이 가능한 이유는 모르지만, 덕분에 쉽게 감염이 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최대한 안전하게 작물 곰팡이를 재배할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농경 같은 복잡한 행동이 인간만의 것이라고 믿지만, 사실 땅속 농부인 흰개미도 이에 못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연구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9-termite-reveal-sophisticated-technique-contamination.html
Aanchal Panchal et al, Fungus-farming termites can protect their crop by confining weeds with fungistatic soil boluses, Science (2025). DOI: 10.1126/science.adr2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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