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 이식 혹은 대변 미생물 이식 (f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 FMT)은 건강한 사람의 대장 내 장 미생물을 염증성 장질환 (IBD)이 있는 사람에게 이식하는 치료법입니다.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 중 하나가 장내 미생물 환경이라는 점에 착안해 장내 미생물을 바꿔 염증을 가라앉히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런 치료를 받은 사람에서 우울증상이 개선되었다는 보고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 난징의 중의학 대학 (Department of Nursing, Jiangsu Province Hospital of Chinese Medicine, Affiliated Hospital of Nanjing University of Chinese Medicine)의 연구팀은 2020-2024년 사이 진행된 12개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 참가한 681명의 환자의 데이터를 메타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대변 미생물 이식은 우울증상을 개선하는데 실제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투여 방식에 따라서는 알약 형태보다 관장이나 혹은 내시경으로 직접 대장 내에 주입하는 방식이 더 효과가 높게 나타났고 과민성 대장 증후군 (IBS)이 있는 사람에서 없는 사람보다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 https://www.snuh.org/health/nMedInfo/nView.do?medid=AA000296
이와 같은 효과는 과민성 장 증후군 사람에서 증상이 호전되면서 나타났을 가능성도 있으나 이런 질병이 없는 사람에서도 증상 호전이 있었던 것으로 봐서 장내 미생물 환경이 염증을 줄이는 방향으로 변하면서 나타난 변화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잘 치료되지 않는 우울증에 대해 새로운 치료법으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이 연구들은 2주에서 12개월 사이에 진행되었던 것으로 6개월 이상 장기적인 효과를 장담할 수 없고 연구 규모 역시 크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따라서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더 크고 잘 계획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소 이상하게 들리긴 하겠지만, 대장 내시경으로 우울증을 치료하는 시대가 열릴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소식입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5-10-fecal-microbiota-transplant-patients-ibs.html
Xiaotao Zhang et al, Clinical efficacy of f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 in alleviating depressive symptoms: a meta-analysis of randomized trials, Frontiers in Psychiatry (2025). DOI: 10.3389/fpsyt.2025.1656969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