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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이 아니라 수집가? 호주 초기 정착민의 반전


 

(Breakage patterns resulting from holding fresh kangaroo femurs (68.2.16, 68.2.19) in one hand and hitting the shafts on the edges of a hard rock. Scale in cm. Credit: Alcheringa: An Australasian Journal of Palaeontology (2008). DOI: 10.1080/03115518008619643)

인류가 호주 대륙에 상륙하기 전 호주에는 우리가 지금 아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유대류와 토착 생물이 살고 있었습니다. 너무 커서 현재 캥거루처럼 뛰지 못하는 자이언트 캥거루나 유대류 사자, 코모도왕도마뱀의 두 배 크기인 거대 파충류 등 지금은 사라진 거대 동물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오랜 세월 호주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이들의 멸종에 인간이 관여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인간의 남획으로 인해 큰 동물들이 대부분 멸종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멸종된 호주의 거대 조류인 게니오르니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거대 동물의 멸종에서 인간의 기여에 대한 논쟁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게르오르니스 : https://blog.naver.com/jjy0501/220614794851

뉴사우스 웨일스 대학 시드니 캠퍼스 (UNSW Sydney)의 고생물학자들은 인간이 호주 고대 동물을 멸종시켰다는 증거로 생각됐던 거대 캥거루인 스테누린 (sthenurine) 캥거루의 대퇴골 화석을 다시 분석해 사실 인간이 사냥한 것이 아니라 수집한 것 (not hunter but collector)라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 뼈는 1980년 호주 남서부의 매머드 동굴 (Mammoth Cave)에서 발견된 것으로 이를 연구했던 마이크 아처 (Mike Archer) 교수는 다리뼈에 있는 절단 자국 등을 근거로 호주에 도착한 초기 인류가 이들을 사냥한 증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화석의 연대도 인류가 호주 대륙에 도착한 65,000년 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 이 화석을 최신 기술로 다시 분석한 결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마이크로 CT 3D 스캐닝을 시행해 화석을 파괴하지 않고 자세히 그 구조를 들여다본 결과 뼈에 있는 자국들이 인간이 만든 것은 맞지만, 뼈가 건조된 후 균열이 생기고 나서 나중에야 새긴 자국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즉 이미 백골화가 꽤 진행된 뼈에 날카로운 도구로 자국을 남긴 것으로 사냥하고 남은 뼈를 활용한 것이 아니라 주운 뼈를 수집해 장식이나 그밖의 용도로 사용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죽은 동물의 뼈와 이빨을 장식용으로 사용한 사례는 이외에도 이미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이번 연구가 인류가 호주의 토착 생물종 멸종의 중요한 원인이라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과거 유력한 증거로 제시되었던 화석이 그렇지 않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호주의 거대 동물 가운데 적어도 일부는 인간으로 인해 멸종했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전체적으로 생각하면 대다수 거대 동물의 멸종에 인간이 얼만큼 기여했는지 앞으로도 논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10-hunters-collectors-bone-humans-australian.html

Australia's First Peoples: hunters of extinct megafauna or Australia's first fossil collectors, Royal Society Open Science (2025). DOI: 10.1098/rsos.250078. royalsocietypublishing.org/doi/10.1098/rsos.250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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