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u (Dromaius novaehollandiae), Tidbinbilla, Australian Capital Territory, Australia. Credit: JJ Harrison (https://www.jjharrison.com.au/) )
지구상에서 가장 큰 새는 타조입니다. 하지만 두 번째로 큰 새가 무엇인지 바로 떠오르는 경우는 드물 수 있습니다. 정답은 호주의 고유종인 에뮤입니다. 다소 엉뚱하 이야기 같지만, 과학자들은 타조나 에뮤의 조상이 언제 하늘을 날았는지 궁금해왔습니다. 왜냐하면 사실 이 둘은 먼 친척 관계로 하나의 공통조상에서 진화했기 때문입니다. 타조나 에뮤 같은 화식조과의 조류들은 모두 고악류 (paleognaths)라는 그룹에 속합니다. 고악류의 조상은 중생대 곤드와나 대륙에서 진화한 것으로 보이는데, 당연히 초기에는 하늘을 잘 날아다녔습니다.
하늘을 날았던 고악류의 조상이 언제 지상으로 내려와서 아프리카에서는 타조의 조상이 되고 호주에서는 에뮤의 조상이 되었는지는 확실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헤엄처서 갈 수 없는 정도로 멀리 떨어진 두 대륙에서 날 수 없는 대형 조류로 진화한 것으로 봤을 때 그 조상은 분명 하늘을 잘 날았을 것입니다.
스미스소니언 국립 자연사 박물관의 클라라 위드리그 (Klara Widrig of the Smithsonian National Museum of Natural History)와 동료들은 1998년 와이오밍 주에서 발견한 에오세 (5,580만 년 전부터 3,390만 년 전까지 시대) 초기 고악류인 리소르니스 프로미스쿠스 (Lithornis promiscuus)의 화석을 분석했습니다.
새는 뼈가 매우 약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화석화 과정에서 부서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화석만큼은 예외적으로 보존 상태가 우수해 비행 능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 결과 리소르니스는 뛰어난 비행 실력을 지니고 있어 바다를 건너는 장거리 비행이 가능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그 생김새는 일반적인 새처럼 생겼고 크기도 작지만, 그 후손들은 먼 훗날 육지에서 거대한 날지 못하는 새로 독립적으로 진화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새가 비행 능력을 상실하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로 육지에서 먹이를 풍부하게 구할 수 있어 장거리 비행이 필요 없어지는 경우입니다. 두 번째 조건은 새를 잡아 먹을 수 있는 대형 포식자가 없는 경우입니다. 신생대 초기에는 공룡이 사라지면서 이런 대형 포식자가 사라졌고 결국 날지 못하는 새가 진화하는 배경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진화 과정에서 이렇게 퇴화된 기능은 나중에 복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나중에 대형 육식 포유류가 진화한 후에는 타조와 에뮤 모두 매우 빨리 달릴 수 있는 능력을 진화시켜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아무튼 타조와 에뮤에게 하늘을 날았던 공통 조상이 있었다는 사실이 매우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는 연구 같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9-ostrich-emu-ancestor-fly-scientists.html
Quantitative analysis of stem-palaeognath flight capabilities sheds light on ratite dispersal and flight loss, Biology Letters (2025). DOI: 10.1098/rsbl.2025.0320. royalsocietypublishing.org/doi … .1098/rsbl.202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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