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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하는 곤충 개미의 반전 - 평생 일 안하는 기생 개미



 (A mixed colony of clonal raider ants containing queen-like mutants that have rudimentary wings or wing stubs. Older workers are dark brown, while the lighter colored individuals are only a few days old. Credit: Daniel Kronauer)

개미는 부지런한 곤충의 대명사로 통합니다. 부지런이 먹이를 나르고 개미굴을 수리하는 모습을 보면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일하지 않는 개미의 비중이 의외로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군집을 보호하고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개미를 아끼는 것입니다.

더 재미 있는 사실은 그런 이유가 아니라 아예 평생 일하지 않는 개미도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우화에서 억울한 누명을 쓴 메뜌기와 달리 이 기생 개미들은 여름은 물론 일년 내내 놀면서 열심히 일하는 개미 군집에 숨어 무임 승차합니다.

과학자들은 이미 알려진 15,000종의 개미 가운데서 일꾼이 없고 여왕 개미만 있으면서 다른 개미 군집에 기생하는 기생 개미 수백종을 발견했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곤충이라는 개미의 의외의 반전인 셈입니다.

록펠러 대학 사회 진화 및 행동 연구소 (Laboratory of Social Evolution and Behavior at The Rockefeller University)의 과학자들은 우연한 기회에 새로운 기생 개미를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이 실험실에서 2015년부터 키우던 클론 레이더 개미 (clonal raider ant, Ooceraea biroi)에서 전에 보고된 적이 없는 새로운 기생 개미를 확인했습니다. 아마도 이 개미는 몰래 숨어 있다가 숫자가 늘어나면서 연구팀에게 존재를 드러냈을 것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클론 레이더 개미가 완전한 사회적 곤충이 아니라 아직 생식에 특화된 여왕 개미가 없는 전단계의 군집 개미라는 사실입니다. 본래 여왕이 없는 개미 속에서 여왕 행세를 하면서 일하지 않고 지낸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닙니다.

일반적인 기생 개미는 개미 군집의 일부 개미에 접근해 특징적인 냄새가 나는 물질을 자신에 몸에 뭍힌 후 군집에 들어가 평생 일하지 않고 놀면서 알을 낳습니다. 여기서 깨어난 암컷과 수컷은 다시 군집 밖에서 짝짓기 후 자신의 군집이나 다른 군집으로 들어가 기생합니다.

연구팀은 유전자 분석을 통해 어떻게 기생 개미가 탄생하는지 과정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비교적 작은 유전자 변이 만으로도 본래 여왕이 없는 개미에서 여왕 같은 형태를 지닌 기생 개미가 탄생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한 가지 더 경탄스러운 일은 이 기생 개미가 숙주를 이용하긴 해도 파괴하진 않는다는 것입니다. 군집에 무임승차하는 것도 누군가 일을 해야 가능합니다. 따라서 기생 개미는 개미 군집 개체수의 25%가 넘지 않도록 스스로 개체 수를 조절합니다. 개미 답게 중앙에서 컨트롤 하지 않아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부분이 일하지 않는 개미의 존재 만큼이나 재미 있는 이야기 같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3-illuminating-evolution-social-parasite-ants.html

Waring Trible et al, A caste differentiation mutant elucidates the evolution of socially parasitic ants, Current Biology (2023). DOI: 10.1016/j.cub.2023.01.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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