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grass leaves are host to a wide variety of life forms. Credit: Holly East)
물속에 사는 개화식물인 해초 Seagrass는 조류 (algae)와는 다른 생물입니다. 하지만 해양 생태계에서 이들의 중요성은 해조류에 못지 않습니다. 특히 얕은 바다에서 거대한 바다 목초지를 이룬 해초는 산호초에 있는 섬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노섬브리아 대학의 홀리 이스트 (Holly K. East, Department of Geography and Environmental Sciences, Faculty of Engineering and Environment, Northumbria University) 가 이끄는 연구팀은 몰디브에 있는 1.1km 면적의 넓은 해초 목초지 (seagrass meadow)를 조사했습니다.
해초 목초지는 매너티, 거북이, 해마, 다양한 작은 물고기와 다른 해양 생물의 보금자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 빼른 성장 속도로 열대우림보다 35배나 빨리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이 해초들이 열대 섬을 만들고 해안선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모래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해초가 모래를 만든다는 것은 다소 의외의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비밀은 표면에 있습니다.
해초잎 표면에는 작은 모래 같은 게 붙어 있는데, 사실 모래가 아니라 펴면 위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착생생물 epibiont 들입니다. 이 가운데는 작는 탄산칼슘 껍데기를 지닌 무척추동물이나 산로말목 coralline algae 조류, 이끼벌레 등입니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작은 껍데기는 죽으면서 아래로 떨어지고 파도에 쓸려 해변으로 모이게 됩니다.
연구팀이 조사한 1.1km2 면적의 해초 초지에서 1년 간 만들어지는 모래 침전물은 762,000kg이었으며 이 가운데 섬을 형성하는데 적당한 크기는 482,000kg에 달했습니다. 오랜 시간 축적된다면 꽤 큰 섬을 형성할 수 있는 모래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모래는 해변가를 보호하고 새로운 산호섬을 형성하는 근간이 됩니다. 그런 만큼 이를 보호하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문제는 많은 자연 환경 파괴처럼 해초 역시 파괴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잘못된 편견 때문에 파괴되는 해초도 상당합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몰디브에서는 깨끗한 열대 바다에 대한 관광객들의 오해 때문에 멀쩡한 해초를 제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얕은 열대 바다에는 모래와 산호만 있는 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바로 잡고 환경과 섬을 보호하려는 노력이 시급한 이유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2-tropical-seagrass-meadows-sand-factories.html
Holly K. East et al, Seagrass meadows are important sources of reef island-building sediment,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2023). DOI: 10.1038/s43247-023-00675-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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