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CSIRO)
호주 과학자들이 골치 아픈 외래 침입종 수생 식물을 억제하기 위해 다시 외부에서 천적을 도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항에 산소를 공급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남미산 수생 식물인 카봄바 (Cabomba, 학명 Cabomba caroliniana)는 1967년 호주의 수족관에 도입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호주의 강과 호수에 급속하게 퍼졌습니다. 본래 살던 지역과 달리 호주에는 카봄바를 먹는 천적이 없기 때문에 곧 이 외래 침입종은 해결하기 어려운 골치거리가 됐습니다. 하루 최대 5cm씩 자라 다른 수생 식물을 밀어낼 뿐 아니라 햇빛을 차단해 밑바닥에 사는 동식물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고 수질을 악화시킵니다. 그리고 위의 사진처럼 물의 흐름도 약화시켜 여러 가지 문제를 가져옵니다.
결국 호주 연방과학원 (CSIRO)의 과학자들은 이 카봄바만 먹고 사는 바구미인 카봄바 바구미 (cabomba weevil, 학명 Hydrotimetes natans)를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했습니다. 이 바구미가 카봄바 이외에 다른 식물은 먹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바구미 역시 호주 수생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연구팀은 도입 전에 카봄바와 근연 관계인 호주 자생 수생 식물 17종과 더불어 3세대 동안 같이 키웠습니다. 그 결과 카봄바 바구미는 이름처럼 카봄바 이외에 다른 수생 식물은 먹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호주 정부의 관계 기관들과 함께 실험적으로 브리즈번 북쪽에 있는 커웡바 (Kurwongbah) 호수에 카봄바 바구미를 풀어 실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방사 전에 카봄바 바구미는 기생충이나 다른 병원균이 없는지 면밀히 조사한 후 실험실에서 증식했습니다. 참고로 카봄바 개체수 조절을 위한 카봄바 바구미 도입은 세계 최초입니다.
현실적으로 다른 수생 생물에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카봄바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카봄바만 먹는 천적을 도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종의 이이제이로 침입종을 다른 침입종으로 억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카봄바 바구미가 들어와 독립적으로 진화한 호주 생태계에 새로운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결론적으로 처음에 카봄바 침입만 막았다면 모두 막을 수 있었던 일이 예상치 않게 큰 파장을 일으켰던 셈입니다. 생물 검역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리고 함부로 키우던 동식물을 방사하면 안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environment/australia-cabomba-weev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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